19일 오전 대구 시내를 돌며 수천만원을 뿌린 50대 여성(본지 20일 자 1면 보도)에게 1천600여만원이 되돌아갔다. 이 여성의 돈을 되찾아준 시민들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20일 오후 대구 북부경찰서 직원들은 북구 노원동에서 현금을 살포한 강모(51) 씨의 어머니와 만나 이날까지 회수된 1천637만원을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의 어머니가 ‘심려를 끼쳐서 정말 죄송하다. 도와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며 "일반적으로 당사자가 경찰서를 찾아와야 하지만 강 씨와 가족들이 개인사가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 경찰이 직접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돈을 살포하기 이틀 전, “전세 보증금 2천만원을 빼서 불쌍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겠다”고 예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강 씨 가족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강 씨가 2천만원 이상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강 씨가 스스로 밝히지 않는 이상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거리에 흩어진 돈을 되돌려준 시민들은 “돈을 발견하고 놀랐지만, 큰 고민없이 되돌려줬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박기철(39·서구 평리동) 씨는 20일 북구 침산동에서 90만원을 수습해 경찰에 전달했다. 박 씨는 “오전 9시까지 의성으로 출장을 가야해 평소보다 이른 출근길에 나섰다가 북구 침산동 대구일중학교 앞에서 현장을 목격했다”면서 “처음에는 실수로 돈을 흘린 줄 알고 차량 경적을 마구 울렸으나 그냥 지나가 버렸다. 가짜 돈이 아닐까 했는데 막상 내려서 주워보니 진짜 돈이어서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씨는 또한 “2014년 대구 서부정류장에서 발생한 현금 살포 사건과 뒷 이야기를 기억했던터라 큰 고민 없이 이날 오후 2시쯤 경찰서로 향했다”면서 “함께 현장에 있던 다른 중년여성도 돈을 주워 갔는데, 그 현장에서 돈을 더 가져온 분은 없다고 하더라”고 씁쓸해 했다.
건물 복도에 뿌린 돈을 회수한 동구 신암동 신암천신협 직원 윤보람(35·동구 대림동) 씨는 이날 오전 8시쯤 강 씨가 던져둔 5만원권 지폐 59장(295만원)을 발견하고 현장에 출동한 동부경찰서 직원에게 전달했다.
윤 씨는 “출근길 건물 복도에 노란색 5만원권이 낙엽처럼 흩뿌려져 있어 확인해보니 현금이었다. 뉴스에서만 보던 일을 실제로 경험하게 돼 얼떨떨했다”면서 “사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땀 흘려서 번 돈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돌려주는걸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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