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대구 북구 서변동 강변축구장. 전국중학교축구대회를 앞둔 이곳은 무더운 날씨에도 경기를 앞둔 선수와 학부모로 붐볐다. 오후 4시 20분, 사람의 체온에 육박하는 한낮의 열기가 여전한 가운데 3개 구장에서 일제히 경기가 시작됐다.
중학생 선수들의 앳된 얼굴은 금새 벌겋게 달아올랐고, 지도자들은 틈날 때마다 어린 선수들에게 물을 챙겨주려 애썼다. 그늘막 아래 관중석에 앉아 있는 학부모들도 연신 부채질을 했지만 흐르는 땀방울을 감추지 못했다.
지독한 폭염에 시달리는 대구에서 열흘 넘게 전국 규모의 축구대회가 열려 선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워낙 더위가 심한데다 일정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주최로 지난 20일 개막한 '제13회 대구광역시장기 전국중학교축구대회'에는 30개 팀이 참가해 이달 말까지 12일간 치러진다. 경기는 매일 오후 4시와 5시 30분, 7시 등 3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선수들은 전·후반 35분씩을 뛴다. 결승까지 진출하는 팀은 12일간 모두 6경기를 뛸 정도로 빡빡한 일정이다.
대회 첫 날인 20일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38.5도로 7월 기준 24년 만에 가장 더운 날씨였고, 다음날에도 낮 기온이 36.8도에 육박했다.
한 학부모는 "더위로 유명한 대구에서 한 여름에 실외종목 대회를 여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할 상황에서도 경기를 뛰는 아이들이 걱정되지만 불이익을 받을까봐 아무도 문제 제기를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다른 학부모도 "이틀 연속 오후 4시 경기를 배정받았다. 경기 시간을 조금 늦추면 햇볕이 훨씬 덜할텐데 주최 측이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대구시축구협회는 대회 진행에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축구협회의 경기진행 매뉴얼에 따라 경기시간을 오후 4시 이후로 조정했고, 경기 도중 1분 가량 물을 마시며 쉴 수 있는 '쿨링 브레이크'를 마련했다는 것.
대구시축구협회 관계자는 "방학 중 대회를 치러야 해서 여름이건 겨울이건 날씨 문제는 있을 수밖에 없다. 대회 참가율을 높이고자 학년별로 경기를 치르다보니 경기수가 늘어서 낮 시간대 경기가 불가피해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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