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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마케팅' 중…유승민 존재감은 어디로?

전당대회 앞두고 '안철수가 밀어주는 사람' '안철수 도울 사람을 뽑아야' 등의 말나와
일부 에선 '굴러온 돌(바른정당)에게 당권을 내줄 수 없다'는 이야기도

안철수(오른쪽) 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지난 4월 4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마친 뒤 유승민 전 공동대표로부터 격려받고 있다. 매일신문 DB
안철수(오른쪽) 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지난 4월 4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마친 뒤 유승민 전 공동대표로부터 격려받고 있다. 매일신문 DB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국회의원이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로 패배하며 당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차기 지도부를 뽑는 9·2 전당대회에서 여전히 '안심'(安心)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전 의원이 당의 '공동 창업주'인데다 바른미래당의 모체가 된 국민의당 측이 옛 바른정당 측과 비교해 당원 수가 많은 탓이다. 이와 함께 유승민 전 대표의 정치적 존재감과 위상이 이대로 급전직하 할 지, 또 다른 활로를 모색할 지도 이목을 끈다.

최근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책임당원 50%, 일반당원 25%, 국민여론조사 25%로 전당대회 가중치 비율을 확정했다.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 의사를 더 많이 반영한다는 것이다.

22일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일반당원 약 36만명 중 4분의 3인 27만명이 국민의당, 4분의 1인 약 9만명이 바른정당 출신이다. 책임당원 비율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당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소속 국회의원 수도 국민의당 출신이 18명, 바른정당 출신이 9명이다.

국민의당 출신 당원 중에는 안 전 의원 지지자가 다수이고, 책임당원 쪽은 충성도가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안 전 의원이나 측근 세력 지지를 직·간접적으로 받는다면 9·2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것으로, 특히 국민의당 출신 당권 주자들은 '안철수 마케팅'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후보자들이 '자신은 안철수가 밀어주는 사람이다' 또는 '안철수를 도울 사람을 뽑아야 한다' 등의 말을 흘리고 있다. 안 전 의원이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당원들 때문에 당내 영향력은 아직 막강하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의 화학적 결합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라 전체 당원 모임을 해도 국민의당 출신은 자기들끼리만 이야기하고, 바른정당 출신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상황이니 시간이 갈수록 국민의당, 안철수 마케팅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일부 당원 사이에선 '굴러온 돌(바른정당)에게 당권을 내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상황은 같은 '공동 창업주'이지만 지분이 적은 유 전 대표 입지를 좁아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당내 분위기에 유승민 전 대표를 더욱 힘들게 하는 각종 설도 흘러나온다. 최근 서울 여의도 정가에 바른미래당 내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손학규 전 선거대책위원장을 당 대표로 내세운 후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연대 또는 통합을 통해 제3지대 진보정당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 돈다. 이를 통해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1 대 1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바른미래당 내에서 안철수, 유승민 두 사람을 제외하고 손학규 전 위원장만큼 정치적 무게감이 있는 인물은 없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며 "상황이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면 유승민 전 대표가 외치는 '개혁보수'라는 정치 실험은 끝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22일 현재까지 바른미래당 당권에 도전하겠노라고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은 이준석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유일하다. 물밑에서는 하태경 의원, 정병국 의원, 손학규 전 선거대책위원장, 장성민 전 의원, 김성식 의원, 이동섭 의원, 이언주 의원, 문병호 전 의원, 김영환 전 의원, 김철근 대변인 등의 하마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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