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지원하기 위한 유세장.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는데, 한 노인이 군복을 입은채 '트럼프 지지' 팻말을 들고 나타났다. 청중들이 이 노인을 향해 야유를 퍼붓기 시작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군에서 복무한 재향군인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그를 존경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는, 경호원들에게 노인을 에스코트하게 했다.
미국만큼 재향군인을 떠받드는 나라도 없다. 공식 행사에 단상의 앞자리를 차지하는 이는 백발의 재향군인이다. 북한과의 협상 때에도 미군 유해 송환을 먼저 챙겼다. 이렇게 대우해야 젊은이들이 국가의 부름에 응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얼핏 무질서하고 느슨한 것 같은 미군이 세계 곳곳의 전장을 누빌수 있는 배경이다.
요즘 일본이 그리 자랑해 마지 않는 가미카제(神風) 특공대의 실상은 희극에 가깝다. 제2차 대전 때 복무한 요미우리신문 회장 와타나베 쓰네오의 증언이다. "특공대원들이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기쁜 마음으로 돌진했다는 것은 전부 거짓말이다. 그들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양들처럼 두려움에 젖어 비틀거렸고, 어떤 이는 일어설 수 없어 억지로 비행기에 떠밀려 들어갔다." 부하의 목숨을 아낄 줄 모르는 군대는 허약하고 무기력하다. 일본군은 중국군과 식민지 주둔군에게는 위세를 떨쳤지만, 미군과 소련 정예군이 참전하니 여지없이 박살났다.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추락해 5명이 죽었지만, 청와대, 국방부, 군부대의 대응은 경악스럽다. 사고 은폐 시도와 브리핑 및 현장공개 미실시, 유족 무시 같은 희안한 일이 벌어졌다.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 수리온 헬기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망발을 내뱉았고, 국방부 장관은 사고 3일후 대통령의 언급 이후 부랴부랴 애도문을 냈다.
군인의 목숨보다는, 청와대의 움직임이나 헬기의 해외 수출이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군인정신과 전우애는 실종되고 관료주의와 보신주의만 팽배하다. 전장에서 지휘관이 '돌격 앞으로'를 외치면 몇명이나 따를 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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