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원. 아는 사람만 압니다. 우리 동네 국회의원은 알아도 또 다른 우리 동네 대변자인 시의원은 잘 모릅니다. 이제 그들에게도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런 관심이 우리 구(區), 나아가 우리 대구를 잘 돌아가게 하는 방법입니다. 매일신문은 이번 6'13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시의원들의 인터뷰를 싣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동네 시의원의 참모습을 확인해보세요.
3) 김지만 대구시의원(자유한국당·북구 제2선거구)
대구시의회에 역대 최연소(보궐 당선 제외)로 입성하며 '40대 기수론'를 들고 나온 인물이 나타났다. 김지만(41'자유한국당) 시의원. 그는 각각 한국과 일본의 대학에 적을 두면서 누구보다 청년층의 고민을 몸소 체득했다. 그는 '3포 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로 요즘 젊은 층의 현실을 빗댄 신조어)의 이야기를 귀 기울이고 그들과 소통하겠다는 결의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역대 최연소 대구시의원'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는데?
-직전인 7대 대구시의원이었던 배재훈(당선 당시 36) 의원이 보궐로 당선돼 활동한 적이 있다. 하지만 4년 임기로 당선된 시의원 중에서는 지금까지 가장 젊다. 이번에 구민들이 40대 청년인 저에게 역할을 준 것은 젊은 층과 소통하고 변화를 주도하라는 요구인 것 같다. 젊으니까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할 거라는 기대감이 높아 한편으론 어깨가 무겁다. 우선 40대 의원들 5명을 위주로 연구회를 조직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시정을 열심히 공부하고 발로 뛸 생각이다.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꽤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대학생 문화 차이를 많이 느꼈을 텐데?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일본 대학생들의 세미나 문화가 무척 부러웠다. 우리나라 대학은 여전히 주입식 교육이 주류를 이루지만 일본은 세미나 문화가 잘 발달돼 있다. 강의 시간에 교수가 주제를 정해주면 학부생 각자가 토론하는 문화가 활발하다. 자신의 관심 주제를 연구하는 동아리 문화도 잘 이뤄져 있다. 또한 일본엔 '장인문화'가 여전히 강하다. 대학생 중에는 아버지 대를 이어 가업을 물러 받으려는 이가 많다.

◆일본 와세대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남들보다 책임감과 집념이 좀 강한 편이다. 와세대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3년 만에 받았다. 일반적으로 외국 학생은 5~8년 걸린다. 한국 사람 중에서 정규 코스로 3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들었다. 목표를 정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지만 한 번 마음먹으면 어떻게든 해내는 편이다. 박사 학위에 들어가면서 그렇게 즐기던 담배도 끓었다. 논문 막바지에는 낮과 밤이 따로 없었고 책상에서 잘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 입던 바지의 엉덩이 부분만 닳을 정도로 열심히 한 것 같다. 일본 지도교수의 도움도 컸다.
◆일본 대졸자의 취업률은 거의 100%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데?
-일본에는 '기업 내정'이라는 게 있다. 보통 일본에는 대학생들이 3학년 때부터 취업 활동을 한다. 워낙 구인난이 심해 기업마다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다. '우리 회사에 내정돼 있으니까 다른 회사에 면접을 보거나 지원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요구하는 기업들도 있다. 보통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를 하면 기업 3, 4군데 정도는 내정돼 있다. 3학년 때 취업 결정은 거의 끝나고 취업이 결정된 4학년 때는 학교에 수업만 들으려고 찾는다. 4학년 때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경우는 취업보다 대학원 진학이 주목적이다. 대학생들이 취업 걱정은 없지만 일을 하려는 열정이나 의욕이 좀 부족하다. 왜냐하면 아르바이트만 해도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이 없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대학생도 적잖다.
◆대학에서 강의하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박사학위 취득 후 2014년 수도대학동경(구 동경도립대학)에서 조교수로 재직하면서 결혼을 했다. 그러다 부인이 일본 생활을 좀 힘들어 해서 2015년 한국으로 넘어왔다. 한국에서 대학생들을 가르칠 요량으로 고향인 대구에 둥지를 틀었다. 경일대 특임교수와 수성대 외래교수로 근무하면서 젊은이들과 다양한 교류를 해왔다. 그런 과정에서 대구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화가 별로 없고 너무 낙후돼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히 북구는 경북대나 영진전문대 등 대학교를 끼고 있는데 젊은 층과의 소통 부재가 심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누구 하나 '3포 세대'의 이야기를 들어줄 만한 사람이 없었다. 젊은이들이 보수'진보를 떠나 선거 때 소중한 한 표를 쉽게 포기하는 모습도 안타까웠다. 북구는 물론, 대구 전체를 말로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살게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고 젊으니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없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비교하면)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재미있었다. 운동을 명분으로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젊은이 중에서는 "저는 자유한국당을 안 좋아한다"며 손사래를 치는 이도 적잖았다. 그래도 악착같이 가서 "한 번만 관심을 둬달라. 나를 안 찍어도 좋으니까 선거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다가갔다. 그런 모습이 계속 되니까 젊은이 중에서는 조금씩 마음을 열어 같이 사진도 찍어주더라. 특히 '샤이 보수'가 적극적으로 호응해주는 모습에 힘도 얻었다.
◆국제 지적재산권법 전공인데 대구시의회 업무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지적재산권은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대구가 '세계 속의 도시'가 되려면 지재권 분쟁이나 문제를 대구시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대구시가 이 역할을 하게끔 물심양면으로 돕겠다. 지재권 관련해서는 아직 우리나라가 걸음마 단계다. 국내법과 관련해서는 안타까운 점이 많다. 예를 들면 대구가 전기자동차도시로 거듭나려고 하는데 전기자동차는 자율주행차와 같이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율주행차 발전이 더디다. 이유 중 하나가 법적인 제약 때문이다.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상에는 사람이 타고 있어야 운전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약이 많은 상위법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각계 분야 사람들과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애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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