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의 본격 출범을 앞두고 대구경북(TK) 정치권이 이름도 못 얹고 있다. TK 정치권이 한국당 일색인 상황에서 이대로 TK가 '정치적 뒷방'에 갇힌 '버려진 카드' 신세가 될 경우 대구 취수원 문제, 통합 대구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 해결도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당장 고통스럽더라도 앞으로 TK 정치권을 이끌 동량을 길러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최근 지역 정치권에서는 'TK 패싱'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김병준 한국당 혁신 비대위원장이 당 쇄신에 나선 가운데 함께 당이 나아갈 방향을 잡을 비대위원 후보군에 TK 배제가 현실화(본지 23일 자 4면 보도) 되고 있어서다.
더욱이 충청권은 정우택'정진석 의원 등 '투톱'이 건재하고 부산경남에는 김무성 의원이라는 '원톱'이 살아있지만, TK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경환 의원이 구속된 이후로 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팀의 '호날두'나 프랑스의 '음바페'처럼 정치판을 휘저으며 목소리를 내어줄 '최전방 공격수'가 사라졌다. 향후 정국에서 TK를 대변하며 정치적 존재감을 보여줄 인사가 없어, 정치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첫 당직 인선이나 하마평이 나오는 비대위원 후보를 보면 의도적 'TK 패싱'이라고 할 정도로 수도권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 가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2016년 총선을 앞두고 TK에서 '진박(진실한 박근혜) 공천'을 하면서 'TK=친박(친박근혜)'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러니 TK가 '보수정당의 본류'라며 지분을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TK 정치권이 현 상황을 인정하고 권토중래를 위한 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 전 대통령 탄핵·구속 등 정치적 위기를 TK가 자초한 만큼 통렬한 반성과 함께 구심점이 될 인물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히딩크 감독이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에 와서 체력 훈련에 집중했던 것처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3년간 'TK 정치=박근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동안 간판만 으리으리했지 제대로 된 인물을 길러내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12년 후(3선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시간)를 내다보고 지역 사회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해줄 수 있는지를 보고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당장 현안 해결을 위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면 굳이 적통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외질 선수도 터키계 독일인"이라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처럼 보수정당뿐만 아니라 진보정당에도 TK 출신이 많은데 이런 분들을 모셔와 '큰 인물'로 길러내는 것도 출구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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