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머러스와 촌철살인으로 무장한 진보정치의 아이콘

노회찬 의원은 23일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파란만장한 정치 인생을 걸었다.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재치있는 촌철살인을 통해 우리나라 진보정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고, 소수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과 정의당을 알리기도 했다. 

노 의원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10월 유신에 반대하는 반독재 투쟁에 참여했다. 1973년 당시 유신 독재에 반대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면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고, 고려대에 입학한 후 본격적인 노동운동에 뛰어든다.  

17대 총선을 통해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역경도 많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구 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했으나 옛 국가정보원 불법도청 테이프에서 삼성그룹 '떡값'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했다가 대법원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 확정판결을 받고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20대 총선에서 경남 창원성산을 지역구로 내려가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며 다시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그의 정치인생에서 유머러스함과 촌철살인은 빼놓을 수 없다. 

처음 대중에게 알려진 계기도 말솜씨 덕분이었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방송사 토론에서 "50년 동안 한 판에서 계속 삼겹살을 구워 먹어 판이 새까맣게 됐으니 삼겹살 판을 갈아야 한다"라는 촌철살인으로 대중들의 이목을 끈 것. 

2016년 탄핵정국 때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에서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날린 발언도 화제였다. 노 원내대표가 "대한민국에 실세총리가 있었다면 최순실이다"라고 하자 황 총리는 "그렇게 속단할 일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노 원내대표는 "속단이 아니라 뒤늦게 깨달았다 이건 지(遲)단이다"고 맞받아쳐 황 총리를 침묵하게 만들었다.

진보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며 정의당 1~3기 원내대표를 지냈고, 당 지지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데 공을 세웠다. 올 4월에는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를 위한 의원모임을 출범시키고 첫 등록대표를 맡았다. 최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하나로 특수활동비 폐지를 주장하고, 교섭단체 대표로서 받은 특활비를 일괄 반납하기로 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