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에서 31년 전 실종돼 독일로 입양됐던 30대 여성 가족 상봉

대구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 실종 여성 확인해 아버지 상봉 주선

실종됐다가 해외입양된 이순애(36) 씨가 1985년 5월에 찍은 사진
실종됐다가 해외입양된 이순애(36) 씨가 1985년 5월에 찍은 사진

31년 전 실종돼 독일로 입양됐던 30대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을 찾았다. 대구경찰청은 1988년 5월 대구 백백합보육원에서 지내다가 독일로 입양된 이순애(36·여) 씨가 24일 친아버지 이세원(56) 씨를 만난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다섯살이던 1987년 1월 13일 북구 산격동 대도시장 입구에서 길을 잃은 채 발견됐다. 당시 화물차 운전을 하던 아버지는 산격동에 살던 이 씨의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겨두고 구미에서 일을 하던 중이었다.

어린 이 씨는 시장 인근을 배회하다가 경찰관에게 발견돼 보호기관에 인계됐다. 그러나 가족과 연락이 계속 닿지 않았고, 이 씨는 백백합보육원에서 생활하다가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독일로 입양됐다.

오랜 기간 헤어져 지낸 부녀는 지난 2016년 6월 아버지 이씨가 대구 서부경찰서에 "딸을 찾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면서 다시 인연이 닿았다.

경찰은 애초 실종된 순애 씨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고자 병원 치료기록과 신용카드 이용 내역, 휴대전화 사용 이력 등 생활반응 수사를 했지만 흔적을 찾지 못했다.

대구경찰청 장기실종사건수사팀은 순애 씨의 해외 입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원점에서 재수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중앙입양원 홈페이지 가족찾기 게시판에 순애 씨가 도움을 요청한 사실을 발견했다. 순애 씨가 남긴 생년월일과 입양 당시 사진, 발견 당시 나이도 모두 동일인으로 보였다. 경찰은 순애 씨의 DNA 샘플을 국제우편으로 전달받아 아버지와 대조한 뒤 친자 관계임을 확인했다.

순애 씨는 현재 독일에서 하키 선수인 남편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순애 씨는 24일 남편과 함께 그리운 아버지와 만날 예정이다. 실종 당시 할머니의 옛집과 대도시장, 입양 전에 생활했던 백백합보육원도 돌아보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순애 씨는 애타게 찾던 가족들을 찾게 돼 정말 기쁘고 하루빨리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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