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폄훼·비난·비방 허용수위 내에서 해야

이영욱 경북부 차장
이영욱 경북부 차장

성주군 공직사회가 인사 후폭풍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불만 있는 직원이 인사권자를 비난하는 것은 어디든 있는 일이지만, 이번 성주군청의 내홍은 그 성격과 강도가 판이하다. 패가 나뉘어 상대 측을 비난하고, 특정인 또는 특정 직렬을 폄훼하거나 비난·비방하는 등 공직 내부에 깊은 골이 파이고 있다.

성주군은 지난 12일 승진에 이어 23일 167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했다. 인사부서는 "업무능력, 연공, 성과를 중심으로 주민 접점에서 묵묵하게 열심히 일하는 읍면직원들과 그동안 인사에서 소외받은 소수직렬 들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25일 성주군청직장협의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누구를 위한 인사인가', '너무 속 보이지 않나' 등의 관련 글에 7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규모 인사 직후에 비춰 많은 수는 아니지만 내용의 심각성은 충분히 우려스럽다.

댓글은 "군수는 군민의 권한 위임으로 군정 발전을 위해 적재적소에 배치해야지 이번 인사는 점령군이나 할 수 있는 전횡인사다" "읍면에서 맘 편하게 벌어 먹어놓고 지원부서 탓하지 마라" "전 정권에서 빌어 붙어 온갖 호의호식, 인사전횡 등 기고만장한 기득권들이 권력의 쓴맛을 맛보니 별소리 다한다" "일용직 출신 일반직 제발 일 좀 하라. 예전 일용직 계약직 행실 하지 말고" "환경직이 어떻게 농정과 오려고 마음 먹었는지, 우리 직렬을 어떻게 보고 너무 허탈해 말이 안 나온다" "농업직은 선후배 잘 챙겨서 선배를 농업과 관련 없는 부서로 몰아냈나" 등 찬반은 물론 특정 사람과 직렬을 폄훼·비난·비방하고 있어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은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아부, 눈도장, 알랑방귀 안 뀌어도 드러난다. 일로 인정받자. 설령 이번 인사에 불만 있는 사람은 더 열심히 일하자" 같은 성주군과 성주군 공직사회를 염려하는 내용도 몇 개 눈에 띄어 위안이 된다.

100%가 만족할 수 있는 인사는 어디에도 없다. 이번 성주군 인사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더러 눈에 띄고, 이에 따른 인사권자를 비난·비판하는 것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렇지만 특정인과 특정 직렬을 향해 퍼붓는 폄훼나 비난·비방은 일정한 수위를 넘어서는 안 된다. 그로 인한 후유증은 상상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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