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오전 2시 51분쯤 대구 수성구 상동실내테니스장 인근에 야생 멧돼지가 발견됐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원 5명과 상동지구대 경찰관 8명은 즉시 포획도구를 챙겨 현장으로 향했다.
구조대와 맞닥뜨린 멧돼지는 더욱 흥분한 상태로 주택가를 거침없이 뛰어다녔다. 당시 출동한 한 구조대원은 "50~60㎏으로 추정되는 멧돼지가 쉬지 않고 뛰어다녀 잡는 데 애를 먹었다. 한 번 놓쳤다가 다시 신고 전화를 받고 쫓아가길 반복했다"고 말했다.
멧돼지는 최초 신고 지점에서 1~1.5㎞정도 떨어진 수성현대시장과 상동소공원까지 도주하는 등 넓은 행동반경을 보였다. 파동초등학교가 있는 용두교 부근에선 구조대가 쏜 마취총 2대를 맞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도주를 이어갔다.
구조대는 최초 신고 후 3시간이 지난 오전 5시 16분이 돼서야 겨우 멧돼지를 붙잡았다. 상동119안전센터 인근 신천동로에서 발견된 멧돼지는 힘이 빠진듯 움직임이 줄었고,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나 구조대가 다가가자 다시 몸을 일으키는 등 사람들을 위협했다. 결국 함께 수색하던 상동지구대 경찰관이 권총 1발을 멧돼지를 향해 쏴 제압했다. 멧돼지 사체는 수성구청이 매립 처리했다. 경찰 관계자는 "생포하려했지만 안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사살했다"고 설명했다.
이 일대에 멧돼지 출몰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시기에 멧돼지가 나타나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수성소방서 관계자는 "먹이가 충분하지 않은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앞산 등에서 서식하는 어린 멧돼지들이 신천을 따라 자주 출몰한다"며 "지난해에는 신천동에서 발견된 멧돼지를 다음날 오전 북구 무태조야동에 등장해 어렵게 생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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