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이 내건 슬로건이다. 클린턴이 '바보로 지목한 이는 현직 대통령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였다. 이라크에서 승리를 거둔 부시는 재선을 확신했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부시, 공화당 12년 집권 동안 미국 경제는 망가졌다. 경제 회복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꿰뚫은 슬로건 덕택에 클린턴은 승리했다.
선거뿐 아니라 재임 중 미국 대통령을 고민하게 하는 문제가 경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도널드 트럼프는 아직은 바보보다는 행운아에 가깝다. 북한 비핵화는 지지부진하고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는 악재 속에서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견고하다. 경제 호황이 트럼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미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4%대를 웃돌았다. 지난 9년간 평균 성장률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완전고용 상태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선진국이 경기 호황이지만 한국은 예외다. 고용투자소비 등 각종 경제지표가 곤두박질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경기선행지수가 1년 이상 하락을 지속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역대 대통령에 비해서는 최고 수준이지만 지방선거 이후 5주 연속 빠져 심상치 않다. 북한 비핵화 정체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경제 문제가 지지율 하락의 제1원인이란 분석이 많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말미암은 혼란 등 경제 현장에선 아우성이 터져 나오는데도 대기업을 옥죄는 일부 여당 인사들의 돌출 발언이 끝 간 데 없이 이어지는 것도 문제다.
전(前)·전전 정권에 대한 적폐청산은 계속되지만 이미 국민의 눈은 먹고사는 문제로 옮겨갔다. 앞으로의 국정 운영 성공 여부는 경제가 관건이다. 마침 문 대통령이 새로운 경제정책 기조로 '포용적 성장 정책'을 천명했다. 기업과의 소통 강화 방침도 재확인했다. 문제가 많이 드러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손질하고, 기업까지 품어 안는 정책을 통해 경제를 살리느냐에 문 대통령 지지율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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