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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취수원 이전]광역상수도 도입, '지역 공동발전·연대' vs '갈등 심화 사례도'

이순탁 WCC 이사 "대승적 관점에서 도입 장단점 논의하고 대책마련 나서야"

이순탁(영남대 수자원환경학 전공) 세계물회의(World Water Congress) 이사는 대구시와 구미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취수원 이전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매일신문
이순탁(영남대 수자원환경학 전공) 세계물회의(World Water Congress) 이사는 대구시와 구미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취수원 이전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매일신문

"광역상수도 도입 문제는 물 제공지역과 수혜지역 간 갈등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논쟁적 이슈입니다. 무조건 요구하거나 반대할 것이 아니라 조율이 필요합니다."

이순탁(영남대 수자원환경학 전공) 세계물회의(World Water Congress) 이사는 대구와 구미의 갈등이 당연하다면서도 양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구시가 도입하려는 광역상수도는 특정 지역에 쏠린 양질의 수자원을 원거리의 수요처까지 운반하는 것을 이릅니다. 물이 부족한 국가와 물이 풍부한 국가 모두 이런 체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가까운 하천이나 호수에서의 취수 강도가 높아지고 오염 또한 심화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서부와 호주, 일본, 남아공, 이스라엘, 터키, 모로코 등 수자원 여건이 부족한 국가는 도시화 초기부터 광역상수도 시스템을 구축했다. 반면 미국 뉴욕과 독일, 프랑스, 핀란드 헬싱키 등 수자원이 풍부한 국가나 지역은 도시화에 따라 양질의 물 취수가 어려워지자 사후에 광역상수도를 도입했다.

몇몇 국가는 광역상수도 도입 시 환경 규제 도입을 전제로 해 지표·지하수 과다 사용을 억제하고 배출수 수질 개선을 의무화했다.

한 예로 1980년대 핀란드 헬싱키는 120㎞나 떨어진 페이엔네 호수와 연결하는 광역상수도를 설치, 연중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한편 이 물로 오염된 도시하천과 호수 등 담수 수질을 복원하고 있다.

그러나 광역상수도를 섣불리 도입하려다 갈등만 키운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 이사는 "스페인 경우 2001년 에브로강 하류에서 연간 10억5천만t의 원수를 취수해 물부족에 시달리던 지중해 연안도시까지 수송하고자 했으나 기존에 산재하던 극심한 지역갈등과 환경단체 반발, 정부의 추진력 부족 등으로 지연되던 끝에 백지화됐다"고 했다.

이 이사는 앞서 다른 국가나 지역들이 취수원 문제를 겪으며 해법 찾기에 나섰 듯이 대구와 구미도 우려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고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4대강 보를 개방해 하천수위가 낮아질 것을 고려하면 대구의 취수원 상류 이전은 쉽지만은 않은 문제다. 그러나 광역상수도를 도입해 서로 다른 지역 간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는 사례, 환경 개선을 일궈낸 사례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한편 취수원 이전에 따른 구미지역 수질, 수량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일리 있는 염려'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취수원을 구미로 옮겼을 때 대구의 취수량이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낙동강 중류 아래 지역은 수량이나 환경 문제를 겪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제대로 시뮬레이션해봐야 알 수 있겠으나 만약 취수량이 늘면서 구미 일대의 하천수 수량이 일부 줄어들면 수질도 다소 나빠질 수 있다. 이런 우려를 없앨 해결책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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