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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엄마들의 착각

대상 관계이론을 적용한 사례 중심으로

똑똑한 엄마들의 착각/ 송유미 지음/ 공동체 펴냄

똑똑한 엄마들의 착각
똑똑한 엄마들의 착각

엄마가 자신이 똑똑하다고 여기는 순간, 자녀의 자유로운 사고에는 독이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엄마의 교육에 관한 좁은 세계관은 욕심에 그치고, 자녀들은 아테네식 자율적 공부방식이 아닌 스파르타식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 가게 된다. 정작 똑똑한 엄마들은 한발 떨어져 자녀를 교육하는 지혜를 갖고 있다.

최근 언론(신문, 방송 등)과 SNS(유투브 등)에 전례없이 자녀 양육법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녀에게 관심이 많은 부모들, 특히 자녀에게 최상의 교육을 시키려는 엄마들에겐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교육열기는 엄마들의 욕심과 불안을 부추기고, 무분별한 정보들을 남발해 오히려 혼란만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이다. '우리 아이 최고!'라는 사고로 똘똘 뭉친 엄마들은 아이들의 자율성을 고취시키기보다는 아이들을 지나치게 간섭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자칭 똑똑한 엄마의 교육 욕심보다 지혜로운 엄마의 삶의 가르침이 더 소중하다. 위 사진은 이 기사와 무관. 매일신문 DB
자칭 똑똑한 엄마의 교육 욕심보다 지혜로운 엄마의 삶의 가르침이 더 소중하다. 위 사진은 이 기사와 무관. 매일신문 DB

이 책은 2015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한 일간지의 '송유미의 가족 INSIDE' 코너에 가족문제를 둘러싼 사례와 해법을 담아 연재했던 칼럼들을 그룹별로 묶은 것이다. 돌봄노동의 공백으로 엄마와의 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이 양산되는 현실에서, 흔들리는 가족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글 모음집이라고 보면 된다.

원고지 10장 분량의 66개 칼럼들을 읽어보면, 각 사례들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하지만 해법들은 대상관계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고, 상담과 교육 등에서 실증된 것들로 단순하고 명쾌하게 답을 제시하려 한다.

대상관계 이론의 핵심은 만 36개월 전후 과정 엄마와의 관계에서 내면화된 관계방식이 성인이 된 후의 삶에서도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대인관계 뿐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 개인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려면, 엄마와의 관계를 보면 정서적인 면을 알 수 있다. 이는 특정 상황이 나타날 경우, 구체적인 해법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책 제목을 '똑똑한 엄마들의 착각'으로 정한 이유는 요즘 고등교육을 받은 엄마들일수록 따뜻한 가슴보다 차가운 머리로 키우는 경향이 강하고, 그것이 자녀들의 성장에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의 엄마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내면을 점검하고, 스스로 또는 교육과 치료를 통해 재내면화함으로써 건강하고 독립된 자신으로 회복할 것을 주문한다. 그래서 아이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그 결과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는 양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엄마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해하는 지름길이라고 역설한다.

이 책은 <1장>엄마의 양육환경, <2장>아이의 심리적 탄생('마'의 36개월), <3장>내면화과정, <4장>심리적 방어기제, <5장>내면의 아이 상처 치유하기(재내면화하기), <6장> 엄마를 둘러싼 사회환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똑똑한 엄마들이 이 책을 통해, 똑똑한 자녀들을 건전하고 건강하게 길러내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17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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