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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백아울렛, 현대백화점이 장기 임대 계약 체결

대구백화점이 현대백화점에 10년 장기 임대하기로 한
대구백화점이 현대백화점에 10년 장기 임대하기로 한 '대백아울렛 동대구점' 전경.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현대백화점그룹이 대구 동구 신천동 대백아울렛 동대구점을 장기 임차해 도심형 아울렛 시장에 뛰어든다. 서울 수도권에서 5개의 아울렛 매장을 가지고 있는 현대가 지역 아울렛 시장에 출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과 대구백화점은 26일 대백아울렛 동대구점(지하 6층~지상 8층, 총 14개층)에 대한 일괄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임대차 기간은 10년이며, 추후 연장이 가능하다. 유통 대기업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4월 대백아울렛을 오픈하면서 사업다각화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렸지만, 15개월 만에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현대에 임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백아울렛 건물은 연면적 7만1,934㎡(2만1760평), 영업면적 2만8,519㎡(8627평, 지상 1층~8층) 규모로, 차량은 지하 1~6층까지 711대를 주차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 전산(IT)시스템 교체 등의 운영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9월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으로 새단장해 개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현재 서울 등 수도권에만 5개 아울렛을 운영 중인 현대백화점은 사업 영역을 지방 상권까지 확대하게 됐다.

현대가 이처럼 대백아울렛 매장을 장기 임대한 것은 대구신세계백화점 견제용이라는 것이 지역 유통업계의 해석이다.

대구신세계백화점이 문을 열기 전까지 몇 년 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던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신세계에 밀려 매출 2위를 기록했다. 두 업체간 연간 매출액 규모의 차이는 300~400억 규모로 크지 않지만 앞으로의 시장 점유를 놓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대의 적극적인 공세에 대구신세계백화점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대구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과 아울렛은 타겟 소비자층이 다르기 때문에 심각한 위협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현대의 브랜드 네임이 있는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그동안 심각한 자금난에 고전해 온 지역 토종 기업 대백은 당분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대백아울렛의 지난해 매출액은 84억8천100만원으로, 49억5천4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낸데다 아울렛 신규 투자로 인한 이자부담 압박 등이 심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구백화점 역시 유통 3강이라 불리는 신세계, 현대, 롯데의 파상공세에 밀려 지난해에는 130억4천여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 1분기에만도 이미 43억5천여만원의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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