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풍석포제련소 48년 만에 공장 공개] 국내 아연 34% 공급…주변 생물 폐사 원인 지목돼

영풍석포제련소, 무엇이 문제인가?

26일 오후 봉화 영풍제련소 정수공장에서 환경단체 회원과 공장 관계자가 정수된 물의 안정성을 놓고 언쟁을 벌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6일 오후 봉화 영풍제련소 정수공장에서 환경단체 회원과 공장 관계자가 정수된 물의 안정성을 놓고 언쟁을 벌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봉화군 석포면에 있는 22만㎡ 규모의 우리나라 최대 아연생산업체 영풍석포제련소. 1천300만 영남인의 식수로 사용되는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 잡은 영풍석포제련소로 인한 환경오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풍석포제련소와 관련된 문제와 쟁점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영풍석포제련소는 뭐하는 곳인가

▶1970년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설립된 영풍석포제련소는 비철금속 제련업체다. 주로 광산물 제련을 통한 아연괴, 카드뮴괴, 황산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아연생산량은 연간 36만t으로 세계 4위 규모이고, 국내 아연 유통량의 34%인 연간 17만t을 공급하고 있다. 연매출 1조4천억원에 달한다.

-영풍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모기업은 영풍그룹

▶영풍그룹은 영풍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주)영풍을 모회사로 하는 기업이다. (주)영풍 및 (주)고려아연을 중심으로 하는 아연제련업과 (주)코리아써키트, (주)인터플렉스 등 인쇄회로기판제조업, 영풍문고 등을 주 사업분야로 하고 있다. 총 자산규모가 10조원가 넘는 우리나라 재계 20위권의 대기업이다.

-영풍석포제련소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낙동강 상류지점인 봉화군 석포면에서 중금속이 배출되는 아연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환경오염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낙동강은 영남권 1천300만명의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26일 오후 언론에 공개된 봉화 석포면 영풍제련소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6일 오후 언론에 공개된 봉화 석포면 영풍제련소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문제의 쟁점은

▶영풍석포제련소의 하류지역인 안동호 일대에서는 해마다 어류와 조류가 집단폐사하고 있는데,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중금속이 지목되고 있다. 또 제련소 주변 야산에 자생하던 나무들이 고사한 것을 두고 환경단체들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올해 초 폐수 무단 배출 등이 적발돼 경상북도로부터 조업정지 처분을 받아 행정심판 중에 있다.

-그렇다면 석포제련소를 폐쇄하면 되지 않나

▶실제 석포제련소주민대책위원회와 낙동강사랑보존회, 환경연합 등을 중심으로 영풍석포제련소의 가동 중지와 폐쇄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안 부재와 일부 주민 반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석포제련소 가동 중지와 폐쇄를 요구하는 근거는 뭐냐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 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는 제련소에서 중금속과 대기오염 물질을 무단으로 방출해 주민 건강이 위협받고 1천300만명이 사용하는 식수가 크게 오염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영풍석포제련소 상류에는 다슬기가 살고 있지만 하류에는 생명체가 살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영풍석포제련소 제1공장 뒷켠에는 2만8천여㎡ 규모의 폐미, 침전수를 보관하는 곳이 있는데 자연재해 등 천재지변에 의해 이곳이 파손되면 보관된 중금속이 외부로 유출돼 낙동강은 죽음의 강이 된다는 게 공대위의 주장이다.

-석포제련소 폐쇄 대안 부재와 주민 생존권도 문제
▶영풍석포제련소 운영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주민 생존권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현재 석포면의 주민은 2천200여 명인데, 이 중 영풍석포제련소의 정규직 노동자 586명과 협력업체 직원까지 합치면 1천200여명이 석포제련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남은 주민 1천여 명도 상가와 생활편의시설 등을 운영하며 영풍석포제련소 근로자들이 소비하는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영풍석포제련소가 없어질 경우 석포면 주민들의 경제가 붕괴된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인 제철소와 자동차 업계에 적잖은 타격이 우려되는 것도 석포제련소 폐쇄의 걸림돌 중 하나다. 폐쇄에 따른 대체 제련소를 받아들일 대안 지역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 방법은 없나
▶현재로선 정부 차원의 개입 말고는 대안이 없는 상태다. 환경 오염, 나아가 환경 파괴 문제와 생존권 및 1조4천억원의 기업 매출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환경 개선 요구를 하고 있지만 영풍석포제련소는 소송 등으로 대응하고 있어 이 역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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