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전시문화 한 단계 더 성숙시킨 조선회화명품전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선회화명품전'이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면서 시민 문화수준 향상과 관람객 저변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미술관 제공

간송미술관 개관 80주년 기념으로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선회화 명품전'(이하 명품전)이 대구시민들의 문화수준 향상과 관람문화 저변확대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16일 개관해 90일 일정으로 열리는 명품전은 이달 초 기점으로 전시의 반환점을 돌았고, 7월 말 기준 관람객이 8만9천여 명에 달하고 있다. 하루 평균 관람객 수가 약 2천명꼴로 일일 최대 관람객이 3천700여 명을 돌파한 적도 있다. 또 20인 이상 단체예약이 집계되는 대구시통합예약시스템에 따르면 대구뿐 아니라 해외를 포함한 타지역 관람객도 전체 2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방학을 맞은 중·고교 동아리의 교사와 학생, 부모 손을 잡고 전시회를 찾은 초등학생 등이 현장학습을 겸해 교과서와 다른 책을 통해 본 적이 있는 혜원 신윤복 작 '미인도'와 단원 김홍도 작 '마상청앵'을 가까이 다가가 감상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게다가 학생들은 조선회화를 단순 구경하는 수준을 넘어 교사와 함께 간송 전형필 일대기와 주요 작품에 대한 사전 공부를 하고 관람함으로써 '선이해 후관람'이라는 전시 관람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미술전시회라면 현대미술 중심으로 일반인이 그림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없지 않았으나 이번 명품전은 정서적으로 친숙한 조선회화라는 점에서 시민 문화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명품전과 함께 열리는 '박정기전' '김환기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명품전을 찾은 부모들은 이참에 아이들의 미술적 소양을 높여줄 요량으로 두 작가의 전시장으로 아이들 손을 이끄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관람객 저변확대의 또 다른 축은 아줌마들의 계모임을 통한 입소문이다. 명품전이 사실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 의해 침탈, 불법 도굴로 유출됐던 '뼈아픈 역사를 품은 작품들'이다보니 우리 옛 미술에 대한 정체성 확인을 위해서도 많은 아줌마들이 찾아오고 또한 이들의 입소문이 두터운 관객층 확대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문현주 대구미술관홍보팀장은 "근현대화 가장 맞닿아 있는 조선시대 명작들을 지역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며 "안견의 몽유도원도 같은 경우 일본 덴린대학교에 소장돼 있으나 오픈하고 있지 않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우리 명작에 가슴 아린다는 관람객들이 많다"고 밝혔다.

조선회화명품전은 현재 조선시대 회화 100점과 간송 유물 3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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