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기관 공신력과 이사회 운영 방식

곽병진 컨설팅학 박사·전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외이사

곽병진 컨설팅학 박사
곽병진 컨설팅학 박사

그 사람의 인격과 신뢰성, 그 기관의 공신력은 의사 결정 방식에 의해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업의 대외적 제 인증, 공기업 평가, 공신력 등의 평가 잣대가 다수 있지만 의사결정 과정, 그중에서도 이사회 운영 방식이 그 기업기관의 핵심 요소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외환위기 이후 사내이사로만 운영 중인 거수기 역할 이사회의 구조적 모순 해결, 기업의 투명성 확보와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들어왔지만 많은 문제점이 있다. 특히 DGB금융그룹 등 금융권에서 혁신할 부분이 많다.

우선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방법이 투명해야 한다. 추천위원회 구성 시부터 과반의 외부인(사외이사)을 구성하되 지배주주CEO 지위에서 청렴성을 객관적으로 천명해야 한다. 특히 상부 기관 해결사바람막이예금 유치 등에 매몰돼 금융 전문성과 동떨어진 예우 차원의 지역 유력 명성 위주의 명망가 추천은 금융기관엔 특히 절대 금물이다.

여타 직종과 비교해 금융의 특수성이 명확함에도 관련 경력과 무관한 추천 관행도 배제되어야 한다. 또한 다수의 고문변호사 자문 계약에다 다수의 회계사가 상시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데도 금융과 거리가 먼 동일 전문가가 사외이사에 중복 기용됨으로 인한 낭비 요소 역시 많다. 금융의 전문성에 비중을 두고 투명성과 객관성공정성을 천명, 공감시켜야 할 것이다.

다음은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 환경 조성이다. 지금도 지배주주CEO의 장악력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어 사외이사를 일방적 경영 추진 동력의 걸림돌로 착각하는 관행적 인습이 상존하기에 이사회 규모 축소활동 영역 최소화 분위기(거수기 역할 등)가 보이지 않게 잔존하기에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정보 접근권과 감독 기능 및 법적 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 사외이사의 경영 상황 정보 접근권과 경영 상황 학습교육을 강화시켜 기업 경영 활동에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여타 업종기관과 달리 금융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사외이사들의 감독 기능 제고를 위해 이사회 내 사외이사 회의체를 개설하여 이사회 이전에 사전 의견 수렴 단계가 필요하다.

또 비등기이사의 활동을 양성화시켜 사내외 전 임원을 등기집행임원으로 변경, 법적 책임을 강화시키고 경영 정보 접근권과 정보 요구권 등의 법제 정비도 시급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같이 위기에 빠진 DGB금융그룹에는 10여 명의 임원 중 한두 명의 등기이사제와 1년제 계약직 형태의 임원 제도 역시 검토 대상이다.

현 상황에서 낙하산 방식에 기대지 않는다면 신속한 과도기 외부 전문가 임추위 및 이사회 재구성 등으로 위기의식을 실감한 금융 전문 사외이사들의 역할능력 발휘만이 최대 명약이다.

나아가 우리 사회 어느 조직이든 취임 초기 능력 전문성과 낙하산 청산을 앵무새 노래하듯 수없이 외치면서 외부 전문가와 정치 신인들을 들러리 세우는 불공정 경쟁 공모제와 공천 제도는 하루빨리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투명성객관성전문성 확보가 되어야 한다. 경영의 효율성 제고는 물론, 합리형평공평공정사회를 앞당기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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