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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애플 시총 1조달러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애플이 시가총액 1조달러 고지를 밟았다. 2일 종가 기준으로 1조17억달러(약 1천131조4천201억원)를 기록했다. 미국 기업으로는 처음이다.

스티브 잡스가 1976년 실리콘밸리에 있는 아버지 차고에서 창업한 애플이 42년 만에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하기까지 그 길은 파란만장했다. 1996년엔 순손실이 8억6천700만달러, 시총은 30억달러에도 못 미쳤다. 이사회 쿠데타로 쫓겨났다가 이 시기 애플에 복귀한 잡스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를 신조로 내걸었다. 그 성과물이 2007년 나온 아이폰이었다. 애플은 11년간 17종류의 아이폰을 내놨고 12억 개를 팔았다. 2007년 애플 시총은 734억달러로 현재의 10분의 1도 안 됐다.

1조달러 달성은 애플의 혁신 추구에 미국 경기 호황이 맞물린 결과다. 뉴욕 증시는 9년째 상승세다. 애플이 계속 잘나갈 것인가엔 물음표를 던지는 전문가들이 많다. 스마트폰 기술이 평준화되면서 경쟁이 거세지는 등 외부 요인도 있지만 열쇠는 애플 스스로 갖고 있다. 계속 혁신할 수 있는가에 애플 미래가 달렸다.

잡스도 예상치 못했을 애플의 성공을 보며 우리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반도체 외에 먹을거리가 없는 가운데 버팀목인 반도체마저 중국에 쫓기는 처지다. 성장을 이끌고 일자리를 만들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기업들은 투자는커녕 현금을 쌓아두고 엎드려 있다. 혁신의 주역이어야 할 젊은이들은 공무원과 같은 안정적 직업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대한민국엔 혁신의 바람이 불지 않는다.

반기업 정서를 가진 이들이 정부와 여당에 포진한 점도 이 땅에서 제2의 애플 탄생을 어렵게 만든다. 애플도 예외가 아니듯 기업의 잘못을 따지자면 끝이 없다. 미국은 감세 등 파격 조치로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기업을 옥죄는 발언과 조치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국에서 애플과 같은 기업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토끼에게서 사슴 뿔이 돋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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