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2년 간 건물 담장 32㎞ '와르르'… 공원 만들고 이웃과 소통해요

1996년 시작한 대구시 '담장 허물기 운동', 관공서·주택·학교 등 900여 곳 담장 허물어

대구시가 '담장 허물기 운동'을 한 지난 22년 동안 30㎞가 넘는 시내 담장을 허물었다. 이웃 간 소통과 문화공동체 형성, 소공원 조성 등 긍정적 결과도 컸다.

대구시는 지난 1996년 담장 허물기 운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32.1㎞의 담장을 허물었다고 6일 밝혔다.

담장을 허문 건물은 주택·아파트 518곳과 관공서 126곳, 보육·복지·종교시설 124곳, 상업시설 77곳, 학교 50곳, 공공의료시설 24곳, 기업 7곳, 기타 7곳 등 총 943곳이다. 담장이 사라진 곳에는 36만8천260㎡ 규모의 도심 속 가로공원(街路公園)이 들어섰다.

대구시 담장허물기 운동이 올해로 23년 째를 맞았다. 대구시는 지난 1996년부터 총 32㎞가량의 담을 허물고 남은 공간에 가로공원 36만m²를 조성했다. 남구 한 주택의 담장을 허물기 전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 담장허물기 운동이 올해로 23년 째를 맞았다. 대구시는 지난 1996년부터 총 32㎞가량의 담을 허물고 남은 공간에 가로공원 36만m²를 조성했다. 남구 한 주택의 담장을 허물기 전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 담장허물기 운동이 올해로 23년 째를 맞았다. 대구시는 지난 1996년부터 총 32㎞가량의 담을 허물고 남은 공간에 가로공원 36만m²를 조성했다. 남구 같은 주택의 담장을 허물고 난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 담장허물기 운동이 올해로 23년 째를 맞았다. 대구시는 지난 1996년부터 총 32㎞가량의 담을 허물고 남은 공간에 가로공원 36만m²를 조성했다. 남구 같은 주택의 담장을 허물고 난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의 담장 허물기 운동은 1996년 10월 서구청 담을 무너뜨린 것에서 시작했다. 이후 대구시는 이를 특화 브랜드 사업으로 키워왔다. 이후 시민단체인 대구사랑운동 시민회의가 1998년부터 이를 시민운동으로 확산했다.

담장은 오랜 세월 재산의 경계 표시와 침입 방지, 사생활 보호 기능을 해왔다. 그와 동시에 담은 또한 도시의 삭막한 모습과 인간 간 소통 부재를 상징하는 표식이었다. 이 경계를 허물고 남은 공간에 식물을 심어 꾸미니 보행자들이 스스럼없이 드나들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관공서, 대학, 병원은 활기가 생겼고, 길게 두른 담장을 지나 차가운 철문으로만 드나들던 주택, 아파트 주민들은 우연한 만남에 인사하거나 소통하는 사례가 늘었다. 2001년 담장을 없앤 대구 서부경찰서는 결정 당시 방범 능력 저하를 우려했으나 앞이 확 트이면서 근무 여건이 좋아졌다는 직원 의견이 높았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달서구청, 경북대학교 등도 저마다 담을 허물고 녹지를 조성했다.

2004년 수성구 지산동에 있는 자가 주택 담장을 허물어 낸 노모(46) 씨는 "담을 없애니 도로변 쓰레기가 날려 집에 들어오거나 한밤 중 술취한 사람이 소란을 피우는 것이 작은 흠이다. 그럼에도 집 마당에서 이웃과 차를 마시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대구시 담장허물기 운동이 올해로 23년 째를 맞았다. 대구시는 지난 1996년부터 총 32㎞가량의 담을 허물고 남은 공간에 가로공원 36만m²를 조성했다. 대구 수성구 한 주택의 담장을 허물기 전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 담장허물기 운동이 올해로 23년 째를 맞았다. 대구시는 지난 1996년부터 총 32㎞가량의 담을 허물고 남은 공간에 가로공원 36만m²를 조성했다. 대구 수성구 한 주택의 담장을 허물기 전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 담장허물기 운동이 올해로 23년 째를 맞았다. 대구시는 지난 1996년부터 총 32㎞가량의 담을 허물고 남은 공간에 가로공원 36만m²를 조성했다. 수성구 같은 주택의 담장을 허물고 난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 담장허물기 운동이 올해로 23년 째를 맞았다. 대구시는 지난 1996년부터 총 32㎞가량의 담을 허물고 남은 공간에 가로공원 36만m²를 조성했다. 수성구 같은 주택의 담장을 허물고 난 모습. 대구시 제공

효과가 입증되면서 타 지역에서도 이 사업을 벤치마킹했다. 서울과 부산,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지방자치단체는 물론이고 전국 시민단체들도 담장 허물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2년 법문사가 발행한 고등학교 교과서 '인간사회와 환경'에 사례가 실렸으며 각 대학 교수들이 논문 저술에 참고하고자 대구를 방문하기도 했다.

대구시는 올해도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시는 '2018년 하반기 담장 허물기 사업' 참가자를 모집하고자 8월부터 신청을 받는다. 민간부문 34곳, 공공부문 3곳 이상을 목표로 예산 6억원을 편성했다.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이에게는 일정액 상당의 무상 시공과 조경 자문, 무료 설계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대구시 자치행정과(053-803-2826)나 거주지가 있는 구·군청 총무 부서로 신청하면 된다.

진광식 대구시 자치행정국장은 "담장허물기 사업은 시민들의 작은 실천으로 도심의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충하고 이웃 간 교감을 가로막는 담장을 허물어 열린사회를 만들어 가는 대구사랑운동의 대표적 사업이다. 앞으로도 많은 시민 여러분이 참여하고 협조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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