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청 신도시 한옥마을 견본주택에 누군가 숙박을 한다(?)

경북도청 신도시 한옥마을에 건축된 견본한옥주택이 도민들에게는 개방되지 않은 채 일부 경북도 관계자를 위한 별장처럼 쓰이고 있어 논란이다. 김영진 기자
경북도청 신도시 한옥마을에 건축된 견본한옥주택이 도민들에게는 개방되지 않은 채 일부 경북도 관계자를 위한 별장처럼 쓰이고 있어 논란이다. 김영진 기자

경북도청 신도시 내 한옥모델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견본 한옥주택'을 공무원 등 특정인들이 숙박공간으로 사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견본 한옥주택은 2016년 경북개발공사가 안동시 풍천면 가곡리 일원에 조성한 한옥마을의 미분양 필지에 '경북형 한옥모델'을 알리고자 지은 것으로 모두 3채에 사업비 16억원이 들었다.

이런 목적의 견본주택을 공무원이 숙박시설로 이용했다면, 특혜 문제는 물론 상급기관인 경북도 공무원의 사용 확인시엔 '청탁금지법' 위반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이 견본주택은 일반인에게는 개방하지 않는다.

신도시 주민들에 따르면 견본주택을 포함해 7채만 지어져 인적이 드문 한옥마을에 이 견본주택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잇따라 목격됐다.

주민 A씨는 "올봄부터 견본한옥주택을 방문해 숙박하는 사람들이 매주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무더위때문에 잠시 뜸했지만 여전히 누군가가 와서 하룻밤을 묵고 간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견본주택이 게스트하우스도 아닌데 사람이 있는 게 이상하다"며 "한옥마을은 분양 2년이 넘도록 아직 활성화도 안되고 있는데 견본주택을 누군가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했다.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경북도청 신도시 견본한옥주택 내부에는 숙박을 위한 각종 전자제품과 생필품들이 갖춰져있고 이용규칙이 적힌 안내문마저 프린트돼 있다. 김영진 기자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경북도청 신도시 견본한옥주택 내부에는 숙박을 위한 각종 전자제품과 생필품들이 갖춰져있고 이용규칙이 적힌 안내문마저 프린트돼 있다. 김영진 기자

실제로 견본주택 내·외부에서는 누군가 사용했거나 하고 있는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호운당' 주택 내부에는 숙박에 필요한 주방시설은 물론 커피포트, 전자레인지, 에어컨, TV 등이 갖춰져 있었다. 이용규칙이 프린트된 안내문과 로션, 거울, 수건, 슬리퍼, 이불 등도 비치돼 있었다.

전력사용량도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62㎾h를 쓴 정황이 포착됐다. 4인 가족 평균 월 전력소비량이 350㎾h인 점을 고려하면 시설유지를 위한 대기전력만으로 발생할 수 없는 전력량으로 보인다. 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도청 신도시 견본한옥주택이 일부 경북도 관계자를 위한 별장으로 쓰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최근 일주일 전력사용량이 62㎾h로 급증한 정황이 포착됐다. 전기관련 전문가는
경북도청 신도시 견본한옥주택이 일부 경북도 관계자를 위한 별장으로 쓰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최근 일주일 전력사용량이 62㎾h로 급증한 정황이 포착됐다. 전기관련 전문가는 "에어컨(소모전력 1.5kWh)을 하루 6시간씩 일주일간 사용해야 62㎾h정도 사용되는데 시설유지를 위한 대기전력만으로는 발생할 수 없는 전력량"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진 기자

일각에서는 견본주택 건축과 유지·관리 주체가 경북개발공사인 데다 한옥마을이 경북도청 신청사 동문과 불과 200여m 떨어진 점, 외부인의 발길이 드물어 비밀유지가 쉽다는 점 등을 들어 상급기관인 도청 공무원들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낸다.

경북개발공사 관계자는 "견본한옥주택에서 숙박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다. 도민 개방 등 활용 방안을 찾아봤지만, 관리인력·추가비용 문제 등으로 고심이 깊었다"며 "김영란 법 위반 등 도민의 오해가 없도록 활용 방안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고 더 이상 숙박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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