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8일 발표한 총 18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투자 계획의 키워드는 '반도체'와 '미래성장 사업'이다. 앞으로 3년간 국내에서만 130조원을 비롯해 총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이 가운데 25조원을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인공지능(AI), 5G, 바이오, 전장부품 등에 집중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에도 투자해 삼성에 대한 기업 신뢰를 회복하고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동반성장 기조에 함께한다.
◆반도체와 미래성장 사업, 통 큰 투자
4차 산업 시대에서는 데이터의 원활한 저장과 처리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지목되는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등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메모리 반도체다. 삼성은 현재 급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글로벌 1위라는 위상을 고수하기 위해 반도체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성장 산업 육성을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승부수를 던진다. 삼성이 이날 내놓은 투자 계획에는 AI와 5G, 전장부품 등이 포함됐다. AI는 반도체와 IT 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며, 5G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을 계기로 칩셋과 단말, 장비 등 인프라 전 분야에서 투자가 필요하다. 전장부품은 이미 이재용 부회장 주도로 인수한 미국 하만(Harman)을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대 적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유독 약한 소프트웨어 산업에도 투자한다. 1992년부터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우수 대학생을 육성하는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앞으로 청년 취업준비생 1만명에게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신뢰회복, 총력 기울이겠다"
삼성은 이날 상생협력 확대 방안도 함께 내놓았다. 지난해 8월과 12월 공판에서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과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건 기대가 더 엄격하게 커졌다.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막막하다"고 했던 이 부회장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삼성은 중소기업벤처부와 함께 '스마트 팩토리 4.0'을 지원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앞으로 5년간 총 1천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중소기업 2천500개의 스마트공장 전환과 국내외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5년간 창출되는 일자리만 1만5천개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은 지금까지 1~2차 협력사 중심으로 운영해 온 협력사 지원프로그램은 3차 협력사까지 확대된다. 이 과정에서 총 7천억원 규모의 3차 협력사 전용 펀드도 추가 조성한다. 협력사들은 상생펀드를 통해 90억원 한도 내에서 저리 대출을 받아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등에 활용할 수 있어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틔울 수 있다. 삼성은 이미 2010년부터 2조3천억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 펀드를 조성·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계획으로 펀드 규모는 3조원으로 늘어난다.
특히 삼성은 거래가 없는 '비협력' 중소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한편 지방노후 산업단지에 있는 기업이나 장애인·여성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을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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