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식수원 오염 경고한 운문댐 녹조

청도 운문호의 녹조 현상으로 대구시민 식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환경청은 8일 대구 동구와 수성구 등 26만 가구의 식수원인 운문호에 녹조류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운문호의 조류 경보 발령은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으로 폭염에 따른 수온 상승이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다. 하지만 식수원 주변의 환경오염 등 다른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 수질 악화를 막기 위한 긴급 대책 등 관리가 절실하다.

2012년 4대강 보 건설 이후 낙동강의 녹조는 매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게다가 이상 고온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녹조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녹조 발생은 오염물질 증가와 수온 상승, 느린 유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낙동강의 경우 보 설치로 유속이 크게 느려지면서 녹조가 급증세라는 게 학계와 환경단체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물 흐름이 일정한 금호강에는 왜 녹조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지, 근본 원인을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낙동강·금호강과 비교해 훨씬 수질이 좋아 녹조가 드문 운문댐까지 이제 녹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운문댐에 녹조가 발생하는 원인을 정밀하게 관찰·분석하고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단순히 가뭄과 폭염 등 이상기후 탓만 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상수원 주변 지역에서 흘러드는 오염물질의 증가 등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규제 강도를 높여야 그나마 식수원을 보호할 수 있다.

문제는 대구 식수원 안전이 해가 갈수록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지역 식수원의 녹조 현상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운문댐 녹조 발생이 식수원에 닥친 비상사태이자 경보로 인식해 지방정부가 먼저 식수원 사수에 총력 태세를 갖춰야 한다.

식수원에 대한 시민 불신을 잠재우고 수돗물에 대한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상수원 수질오염을 엄격히 관리하는 미국·일본 등 선진 사례를 참고해 바로 적용해야 한다. “고도의 정수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마셔도 아무런 해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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