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원. 아는 사람만 압니다. 우리 동네 국회의원은 알아도 또 다른 우리 동네 대변자인 시의원은 잘 모릅니다. 이제 그들에게도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런 관심이 우리 구(區), 나아가 우리 대구를 잘 돌아가게 하는 방법입니다. 매일신문은 이번 6'13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시의원들의 인터뷰를 싣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동네 시의원의 참모습을 확인해보세요.
6) 김재우(48·자유한국당)
김재우(48) 대구시의원에게 '터줏대감'이라는 표현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대구 동구 신암동에서 13대째 터를 잡고 있어서다. 누구보다 신암동에 대해 잘 알기에 발전이 더딘 모습에 안타까움도 많이 토로했다. 동구 구도심을 바꿔보겠다는 열망. 그가 시의원을 도전한 이유이기도 하다.
-신암동에서 13대째 살았다는데?
▶제가 김해 김씨인데 400여 년 전부터 김해 김씨가 이곳에 터를 잡은 이후 하나의 집성촌을 형성했다. 현재 많이 빠져나가긴 했지만, 주위 친척들이 여전히 살고 있다. 오래전에는 신암동이 대구 교통의 요충지라 모든 길이 이곳을 거쳐 나갔다. 어릴 때부터 이곳을 벗어나지 않았고 학교도 동구 쪽에서 나왔다. 어릴 때 요즘 같은 여름에는 금호강 밑에서 친구들과 수영도 많이 하는 등 추억거리도 많다. 도심 지역에서 한 곳에 이렇게 오래 정착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동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것 같은데?
▶동구, 특히 구도심의 매력부터 이야기해보면 가장 먼저 지리적 여건을 들 수 있다. 도심이면서 멀리는 팔공산을, 가깝게는 금호강을 끼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이런 사례는 잘 없다. 또한 기차역과 공항이 같이 있는 것도 무척 매력적이다. 이런 지리적'교통적 이점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어느 구(區)보다 높다. 그러려면 K2 이전이 급선무다. 제가 사는 신암동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 신암동 뒤쪽은 아직도 어릴 때 건물들이 그대로 있는 곳이 많다. 발전이 그만큼 안 됐다는 거다. 요즘은 재개발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지만, 고도제한이 걸려 개발사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외지로 많이 빠져나갔다.

-정치 활동을 하기 전에 여러 가지 사업을 했다고 들었다?
▶대학 졸업하고 개인적으로 운수업체를 15년 정도 운영했다. 한때 운수업으로 재미도 봤지만, IMF 이후 경기가 안 좋아지고 유류비가 급상승하면서 결국 운수업을 접었다. 2005년쯤 처남이 고깃집 장사가 괜찮다고 권유해서 동네에서 돼지고깃집을 창업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경기가 조금 나은 편이라 초반에는 손님이 꽤 있었다. 고깃집을 하면서 점차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맺게 됐고 우연히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청년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 쪽에 입문했다. 지난해 15년 정도 운영하던 고깃집도 접었다. 고깃집이 너무 많이 생겼고 한여름이면 고기값과 채소값이 많이 올라 남는 게 없었다. 더욱이 인건비까지 너무 많이 올라 장사를 이어가기가 어려웠다. (쓴웃음을 지으며)지금 다시 장사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
-국회의원 3명을 보좌하거나 옆에서 지켜봤다고 들었는데?
▶주성영 전 국회의원 때 청년위원장을 맡게 됐고 그게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류성걸 전 국회의원을 도와줬고 직전까지 정종섭 국회의원을 모셨다. 3명 모두 개성이 뚜렷하다. 주 전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화통한 면이 있고 류 전 의원은 경제기획부 차관을 지내는 등 공무원 출신이라 꼼꼼한 면이 있었다. 정종섭 의원은 학자 출신이라 양반 스타일이다.
-공약 중 눈길을 끄는 프로젝트가 좀 있다?
▶가장 먼저 신암 1동을 '청년 열정공간'으로 조성하는 공약을 들 수 있다. 이는 경북대 북문과 공원이 조성되고 있는 신암 1동 기상대 후적지, 그리고 평화시장 등 3곳을 잇는 것이다.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에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데 경북대와 연계해 2030세대를 잡기 위한 프로젝트다. 젊은이를 많이 유입시키려면 주변에 상가 조성을 해야 하고 젊은이 취향의 벽화거리도 조성하는 등 개발을 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게 되면 낙후된 신암동도 자연스레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하나는 동촌역사 주변을 추억의 전시&체험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이다. 동촌 역사는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역사적인 역사다. 이 역사 주변에 구멍가게나 연탄가게, 다방, 교실 등 과거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장소로 재현하고 전자오락, 뽑기, 옛날 교복 입어보기 등 체험 행사를 운영하면 하나의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어떤 시의원으로 남고 싶은지?
▶이번 선거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무엇보다 구민들은 선거홍보 기간에만 얼굴을 보이고 당선되면 코빼기도 안 보인다고 입을 모으더라. 지금까지 정치인들의 스킨십이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발로 뛰는 시의원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 시의회에서 한국당 출신 40대 초선 의원들로 구성된 연구모임을 최근 만들었다. 앞으로 전문가를 초빙해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신암동에 쭉 살아온 만큼 구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시의원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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