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청년 도시' 대구를 꿈꾸자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청년 인재 모이는 곳에 기업 몰려
젊은이 머물고 싶은 매력 키워야
'우리나라 가장 젊은 도시 만들자'
공감대만으로 모두의 가슴 뛰어

격변하는 국내 정치·경제 상황뿐만 아니라 세계사적 전환기를 맞아 우리 대구는 새로운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이미 방향 모색 단계는 지났고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할 때이다. 과연 지금과 같은 경제구조와 성장전략으로 대구 시민의 먹거리는 물론 자부심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주력 산업 역할을 담당했던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3차 협력사들을 중심으로 경영상태가 악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대구의 미래 먹거리는 무엇이 되어야 하고 다른 도시들과는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 명확한 비전과 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

필자는 2006년에도 같은 경제칼럼을 6개월에 걸쳐 기고한 적이 있다. 12년 전 당시에 일관되게 주장한 것은 교육과 문화 도시로서의 강점을 살려 '청년 도시', 즉 영 시티(Young-City)로 거듭나야 한다는 비전과 전략이었다. 당시 대구시는 섬유산업, 메카트로닉스산업, 전자정보산업, 생물한방산업 등에 집중하고자 했으며 서비스 산업이나 문화산업과 같은 소프트 분야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필자는 제조업 쇠퇴와 일자리 부족을 경험한 선진국 사례를 토대로 소매업, B2B 서비스, 의료, 교육, 문화관광 등 21세기형 고용창출 산업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사실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가지고 있는 강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200만 명이 넘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소비기반이 있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는 서비스 사업을 일으키기에 유리하다. 또한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21세기형 인재육성에 유리하다.

문제는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신감과 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피해갈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전통 제조 산업은 점점 쇠퇴해가고 젊은이들은 더 많이 지역을 빠져 나갈 것이 우려된다. 과거 산업화 시절에는 대기업과 공단이 있으면 젊은이들이 모이고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청년 인재들이 모이는 곳에 비즈니스 기회가 열리고 그 인재들을 찾아 기업들이 몰려드는 거꾸로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따라서 젊은이들을 인재로 키우고 그들에게 매력을 제공해 지역에 머무르게 해야 도시가 경쟁력을 가지고 번영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필자가 12년 전에 제안했던 몇 가지 전략 대안을 다시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의 인적 자원과 인재 공급 현황을 중심으로 전략 산업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실질적으로 교육과 일자리가 동시에 보장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시스템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교육 체계에서부터 다른 도시와 차별화해야 한다. 둘째, 도시의 젊음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만들어 '청년 도시' 지수를 세계 수준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 지수 관리를 기반으로 '전통과 보수'의 대구 이미지를 '변화와 혁신'의 이미지로 바꾸어나갈 필요가 있다. 셋째, 공연산업에 특화된 동남권 문화산업 거점도시를 추구해야 한다. 뮤지컬과 오페라 등 국제 수준의 축제 자산과 문화역량을 토대로 문화산업의 자발적 성장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곳곳에 젊은이들을 끌어당기고 머무르게 하는 골목과 거리를 만들어 매력 있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한 사람의 인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청년 인재로부터 미래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 도시를 만들자'는 공감대만으로도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할 수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사실은 가장 빠른 때다."

약력: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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