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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경제 수장 인터뷰] '고교 동창' 이승호 경제부시장·전우헌 경제부지사

이승호(오른쪽)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이승호(오른쪽)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이승호(오른쪽)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대구경북 상생.협력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이승호(오른쪽)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대구경북 상생.협력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40여 년 전 고교 동창이 지역 경제를 책임질 상생 파트너로 만났다. 이승호(60)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전우헌(60) 경상북도 경제부지사가 그 주인공이다. 경북고 동기(58회)인 두 사람은 같은 목소리로 "지역 경제가 위기"라는 데 공감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대구와 경북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한뜻을 나타냈다.

이 부시장과 전 부지사는 9일 오후 대구시청 별관에서 만나 지역 현안과 상생 협력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두 사람은 지역 현안인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비롯해 삼성 등 대기업 투자유치, 국책사업 공동대응, 우호 협력 사업 발굴 등에 대해 격 없이 소통하면서 머리를 맞대겠다고 밝혔다. 서로 경쟁하기보다 미래를 함께 열기 위해 손을 잡아야 할 필요가 크다는 것이다.

◆현안 함께 풀어야 지역이 함께 산다

두 사람은 지역의 현안인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대해 대구와 경북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경북의 공항 이전지는 일대에 새로운 산업기반을 다질 수 있고, 대구의 공항 후적지도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기회가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승호 부시장은 "공항과 항만 등은 지역 개발을 위한 기폭제 역할을 한다. 부산 신항만의 경우 배후 산업단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처럼 경북에 공항이 간다면 주변에 새로운 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 국제물류산업을 비롯해 비행기로 부품을 가져와 조립해 다시 해외로 팔 수 있는 첨단산업 등이 들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 이전은 대구와 경북의 상생 모델로 만들 수 있는 대표 사업"이라며 "지역이 힘을 합쳐 이전사업은 물론 관련한 교통과 산업 인프라 조성 지원을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삼성이 180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대기업 투자유치에도 대구와 경북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자가 보유한 산업 인프라와 정부여건 등을 살린다면 상생 성장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대구의 삼성창조캠퍼스와 구미의 삼성전자 등 투자 유치의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전우헌 부지사는 "서로 경쟁을 하기보다 같이 대응해야 한다. 대구는 정주 여건이 좋다. 삼성전자 구미공장 근무자의 상당수가 대구에 살고 있다. 이처럼 대구와 경북은 각 지역의 장점을 살려서 투자유치에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시장도 "과거에는 서로 경쟁하는 분위기 속에서 양쪽 다 손해를 봤다. 이제는 대구경북을 하나로 합쳐 전체 규모를 키운 뒤 적절하게 기능을 재분배해서 상생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은 "수도권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각종 도시 계획을 세울 때 특정 구역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처럼 대구와 경북도 도로와 철도 등 광역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정부에 공동의 요구 사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대구와 경북, 각자 중점을 둔 과제들

이 부시장과 전 부지사는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각자 중점을 둔 과제를 제시했다. 큰 틀에서 대구와 경북이 협력하는 한편, 우선 해결해야 하는 현안을 손꼽았다.

전 부지사는 "경북은 대규모 공단이 있는 포항과 구미가 양대 축이었다. 하지만 철강과 전자산업의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와 생산인력이 줄어들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유치와 기업 간의 소통강화로 기업의 유출과 일자리 감소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중점을 뒀다. 구미와 포항뿐만 아니라 안동과 경주 등 각 도시의 특성에 맞춘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 부지사는 "동해안과 안동 전통문화, 경주 관광자원 등의 장점을 잘 활용해야 중소도시가 살 수가 있다. 중소도시에 대규모 공장이 들온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관광 활성화가 중요하다. 관광산업이 발전하면 제조업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 부시장은 대구의 가장 급한 현안으로 대구공항 통합이전과 취수원 이전을 지목했다. 그는 "국토교통부에 근무했던 경험과 그동안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속도감 있게 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동시에 제대로 된 민간공항을 건설하도록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 취수원 이전 문제도 환경부와 꾸준히 접촉하고 구미시민과 함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청년이 찾아오는 도시로 대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시장은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국가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등 신성장 거점을 확보했고, 섬유와 기계부품 위주의 전통산업에서 미래형자동차와 물, 의료, 로봇 등 친환경 첨단산업으로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이 기반 위에 젊은이가 찾아오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피할 수 없는 경쟁?

기업과 투자 유치과정에서 서로 피할 수 없는 경쟁이 벌어질 우려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개별 사안보다는 큰 틀에서 협조할 수 있는 광역사업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전 부지사는 "대구와 경북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서로 보완하는 관계이다. 학군 등 대구의 장점은 경북이 가질 수 없다. 결국에는 함께 가야 한다. 실제 삼성전자 구미공장 근무 때 인재 영입 과정에서 대구가 가까이 있다는 것이 이점으로 작용했다. 일부 기업들이 대구에서 경북으로 옮기는 경우가 있지만 같은 생활권으로 본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부시장은 "개별 기업들이 지역을 오가는 것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현상이다. 또 영천과 경산으로 공장이 이전하더라도 상당수 직원은 대구에서 생활한다. 몇몇 기업의 이전과 유치보다 함께 혜택을 보는 사업들을 정부로부터 유치하는 데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구와 경북의 각 도시 간의 기능이 다르기에 경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군과 쇼핑, 여가 시설 등 대구가 지닌 장점이 경북의 기업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또 대구 주변 도시에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일자리 창출과 소비인구 증가로 대구에도 득인 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마지막까지 상생을 강조했다.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측면에도 협력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대구와 경북이 상생하지 않으면 함께 어려워진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앞으로 구체적인 상생 방법을 만들어가는 데 전 부지사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대구와 경북은 한 뿌리이다. 신규 투자 유치와 도기 기능의 차별화에 따른 역할 분담 등 이 부시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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