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작가이자 기획자인 심지훈이 펴낸 시집이다. 시인의 누나인 심지현 서원대학교 교수가 해설을 썼다.
심 교수는 시집을 관통하는 커다란 주제를 '소소한 행복'으로 파악했다. 그는 '본디 시는 시인이 일상에서 경험한 바를, 혹은 부대끼는 삶에 밀착된 감정을 언어로 그린 그림'이라면서 '심 시인이 그린 그림에는 요란한 꾸밈도 화려한 장식도 군더더기 덧칠도 없어, 독자는 외려 따뜻한 미적 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집엔 모두 93편의 시가 담겼다. 시들은 30대 초반 무렵, 작가가 첫 직장을 나와 백수로 지내던 시절에 써 내려간 것들이다. 4부 춘하추동으로 나눈 장(章)엔 꽃 제목들이 눈에 띈다.
'부귀화' '조팝꽃' '노루귀' '금낭화' '벚꽃' '살구꽃' '인동초' 등이다. 시인의 꽃들을 따라가다 보면 잊고 있던 시심(詩心)을 느낄 수 있다. 일상의 서사를 표현한 시도 눈에 띈다.
저자는 본업인 스토리텔링 기획자로서의 본분도 잊지 않고 있다. 그는 시집을 활용해 고향에서 새로운 스토리텔링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집의 제목에 담긴 '문인송'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문인송은 작가의 고향 뒷산에 있는 400년 된 소나무다.
이 나무의 이름이 문인송이 된 데는 이 나무를 중심으로 직경 100m 안에 문인(文人) 세 명이 났기 때문이다. 이정기(1927~2001), 홍성문(1930~2014), 그리고 작가의 부친인 심형준(1949~2013)이다. 이정기 선생은 김천인 최초로 시집을 발간했고, 홍성문 선생은 김천인 최초의 등단시인이었다. 심형준 선생은 김천인 최초의 등단소설가다. 작가는 시집 출간을 계기로 문인송 이야기를 바탕으로 '문인송 마을축제'를 벌일 예정이다. 세 문인의 작품과 콘텐츠를 활용해 테마가 있는 축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182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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