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입국장 면세점, 대구시민에 유익

강효상 국회의원•자유한국당 달서구병 당협위원장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비행기 탑승구 앞에서 구입한 면세품들을 여행가방에 욱여넣는 사람들. 공항 내 쓰레기통에 수북이 쌓여 있는 면세점 쇼핑백들. 외국에 도착해서도 양손에 면세품을 주렁주렁 들고 입국심사를 받는 여행객들. 앞으로는 보기 불편했던 이런 풍경들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입국장 면세점'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부처에 관련 내용 검토를 지시한 후 인천공항공사 등 관련 기관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관련 법안들이 발의된 만큼 9월 정기국회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다.
일각에서는 입국장 면세점이 대구공항과 같은 지역 공항에는 무용지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면세품 인도장도 비좁은데 입국장 면세점 공간 확보는 더 힘들다는 게 그 이유이다. 결국 인천국제공항만 배 불리는 것 아니냐는 피해의식에 가까운 반응까지 있다.
물론 열악한 지역 공항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원래 입국장 면세점은 크게 짓지 않는다. 인천공항의 경우에도 부지 규모를 330㎡(100평)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현실에 맞는 규모를 계산하고 공항청사가 비좁다면 조금 더 확대하면 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 인천공항공사는 취업유발계수와 예상 면적 등을 고려했을 때 매장 운영으로 인한 직접고용 인원만 수백 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여기에 중소중견기업 진출 기회 확대, 판매물류 산업의 파급 효과 등 간접적 고용까지 감안하면 최소 1천500~3천 명 정도에 이른다고 하니 요즘같이 높은 실업률에 꼭 필요한 규제완화이다.
특히 대구공항의 경우 국제선 항공기 운항 횟수가 지난 2013년 1천204편에서 2017년엔 1만852편으로 4년 만에 9배나 증가했다. 동 기간 이용객 수도 약 14만 명에서 150만 명 규모로 무려 10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그만큼 입국장 면세점으로 인한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도 여행객들이 외국공항 출국장에서 쓸 돈을 국내에서 쓰도록 유도하여 국부 유출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면세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1인당 면세 한도는 600달러로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면세품은 유통수익이 절반이니 국내에서 매매되면 그만큼 해외로 나갈 돈이 국내로 떨어지게 된다. 여행객들이 출국장에서 산 면세품을 여행 내내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도 사라진다. 이런 많은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국회에서는 지난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위한 개정안이 6차례나 발의되었다. 그러나 번번이 기획재정부, 관세청 등 관련 부처의 반대로 법개정이 무산됐다. 기존의 입국 절차를 변경해야 하니 귀찮았을 것이다.
특히 최근 5년(2013~2017년)간 기내면세점 운영으로만 각각 9천668억원, 5천75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의 집요한 반대도 한몫했다고 한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실보다 득이 많다.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유익하다. 지금까지 이해 관계자들의 편의에 따라 입국장 면세점 도입 여부가 결정됐다면 이제는 이용객 즉, 국민의 편익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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