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기쁜 소식을 듣고, 잠시 뒤에 갖는 버릇이 하나 있다. 이후에 나는 어디에 사용 될 수 있는 작품을 쓸 수 있을까, 쓸 만한 걸 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이번 시니어작품 공모전에도 이순(耳順)의 세대가 그나마 감성의 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곳이구나 싶어 응모를 했다.
당선 통지를 받고 나서 잠시 뒤에, 이 만년의 감성이 어디를 향해서 어떻게 전달되는 것일까. 그리고 어느 현실에 적용되는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
인공지능이 더 멋진 글을 쓰는 시대에 시니어의 감성과 정신이 어떻게 작품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회의가 앞서는 투지를 느꼈다.
뭐니뭐니해도 시니어 감성을 눈여겨보는 매일신문사에 경의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저녁의 그늘 속으로 사라져 가는 땅거미를 지면으로 불러내어 서쪽 하늘에 개밥바라기 반짝이게 독려하는 것 같다.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는 불쏘시개를 모아 전등불 아끼는 부엌에 쌓는 것 같다.
어려운 시각을 맞춰 준 선자께 감사를 드리며 유월의 녹음 짙은 가로수
아래를 활기차게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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