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오전 10시쯤 40도를 웃도는 폭염 지속되던 날.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 대구경찰청 장기미제팀, 안재경 동부경찰서 형사과장(당시 달성경찰청 형사과장)과 허은정양 시신이 발견된 장소를 찾았다.
10년의 세월이 흘러 은정 양이 살던 동네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조용한 농촌 마을이던 유가면은 대구 테크노폴리스 조성과 함께 인구 2만 명이 넘는 신도시가 됐다. 반면 공원 부지인 탓에 개발바람에서 비켜선 은정 양 시신이 발견된 마을 인근 야산은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시신은 정상에서 조금 못미치는 8부능선(200여m)쯤에서 발견됐다. 범인은 여기에 은정 양 사채를 던지고 올라왔던 길 반대 방향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면서도 은정 양 옷을 여기 저기 버려뒀다. 안재경 과장은 "보통 흔적 감추려고하는데 이 사건은 반대 정반대였다. 수사 혼선 줄 목적이었던 것 같다. 범인에게 농락당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10년이 지나 시신 발견 장소를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사건 발생 이후 달성군청에서 수사팀 요청에 따라 시신발견 장소로 이어지는 등산로 조성했으나 사람들이 발길이 끊긴 지금은 그때 등산로가 모두 사라진 탓이었다. 약 4시간 정도 성인 남성 키 높이 까지 자란 풀숲을 헤맨 끝에 사건 발생 이후 50번 이상 올랐다던 안재경 과장이 결국 시신 유기 장소를 찾아냈다. 장기미제팀도 실제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당시 수사팀과 장기미제팀 모두 범행은 마을주민 소행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유기 장소가 지리감이 없으면 오지 못하는 곳이기 때문. 산 초입부근에서 밭을 가꾸고 있던 한 80대 할머니는 "외부인 출입은 잘 없었고 마을 주민들이 고사리를 캐거나 고추 등을 심는 등 밭으로 이용하던 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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