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세계의 중심 통화로 우뚝 선 달러(Dollar)는 체코 보헤미아 지방의 한 산골 마을이 그 출발점이다. 1516년 이곳에 은광이 발견돼 사람들이 몰리자 요아힘스탈(Joachimsthal요하임 계곡)이라는 도시가 생겼다. 이곳 은화를 요아힘스탈러, 줄여서 탈러(Thaler)로 불렀고 이 은화가 각지로 퍼져 달러로 진화
다.
마르크에 앞서 '탈러'는 1873년까지 프로이센의 화폐 단위로 쓰였다. 미국이 1785년 통화 단위로 채택했고 현재 캐나다, 호주,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20여 개 나라가 화폐 단위로 쓴다.
2차 세계대전 무렵까지 기축통화 지위를 누렸던 영국 파운드화는 10세기부터 사용해왔다. 로마의 리베루스(Liberus) 화폐나 무게의 뜻을 가진 '폰두스'(pondus)가 어원이다. 당시 중량 단위는 '리브라 폰도'(libra poundo)였는데 '저울(리브라)로 무게를 달다'라는 뜻이다.
파운드화와 프랑스의 옛 통화인 리브르(Livre), 유로화 이전에 쓰인 이탈리아 리라(lira) 단위가 여기에서 나왔다. 최근 가치가 크게 폭락한 터키 리라화도 마찬가지다. 한편 영국 파운드화 기호인 £는 '리브라'(libra)의 L에서 나왔고, 무게 단위인 파운드 기호 'lb' 표기도 libra를 줄인 것이다.
역사적으로 경제 혼란은 정치적 혼란과 그 뿌리가 같다. 1566년 오스만 제국의 절대군주 술레이만 1세가 죽자 당시 아스프르 은화의 은 함유량이 하루 만에 5%가량 줄어들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후 유럽에서 구리를 더 넣은 위조 화폐까지 오스만으로 대거 유입돼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자 오스만 정부가 파라쿠루시 등 새 화폐를 잇따라 발행하며 맞섰으나 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트럼프의 보복관세로 올 들어 40% 넘게 폭락한 터키 리라화도 같은 처지다. 터키의 경제 불안은 높은 인플레이션에다 5천억달러에 육박하는 과도한 대외 부채가 발단이지만 미국과의 정치적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대외 불안 요인은 수출 부진에 일자리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도 나쁜 신호다. 증시 급락도 한 신호다. 정부의 치밀한 대응과 위기관리가 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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