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적 자연 재해인 불볕더위
해가 갈수록 여름 더 길고 더워져
누구나 '지구 온난화' 걱정하지만
자가용'에어컨의 편리함에 의존
올여름 7월 말부터 몇 주째 강렬히 내리쬐는 뙤약볕, 도심 속 수많은 자동차와 건물 외벽에서 힘차게 돌아가는 에어컨 실외기가 내뿜는 열기와 달구어진 아스팔트로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연일 열대야로 숨이 턱턱 막힌다. 정부는 에어컨 가동으로 인한 세금 폭탄을 방지하고자 폭염을 자연 재난 현상으로 간주하여 폭염 대책을 강화시키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이러한 불볕더위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현상이다. 8월 초 독일 쾰른의 낮 최고 기온이 38℃, 스페인 마드리드는 40도, 프랑스 파리 35도, 포르투갈 리스본은 44도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2003년 독일 여름 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대부분의 건물(대학 강의실, 도서관, 관공서 등)에는 에어컨이 없어 무더위와 씨름하며 보낸 기억이 난다. 독일 미디어에서는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도심 속 나무 심기, 도로 물 뿌리기, 매일 2ℓ 물 마시기 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전 세계적인 폭염과 가뭄 현상은 일시적이고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기후 변화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과학 전문가들에 의하면 앞으로 여름이 더 길고 더워질 뿐만 아니라, 겨울도 더 추워진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는 우리 인간이 초래한 것이고, 그것은 인류가 산업화 과정(화석 연료 사용, 자동차, 비행기 운항, 건물 냉난방, 개발의 명목하에 일어나는 무분별한 산림 벌채 등)에서 온실 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한 것에 기인한다.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어떤 노력을 하는가? 인간을 육체적 노동과 자연의 속박에서 자유롭게 해 준 기술의 발전과 경제 성장은 자연의 희생을 대가로 이루어졌다는 성찰과 비판이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환경 파괴의 경각심과 경제 성장의 한계를 인식한 학자들은 보고서(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 개렛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와 책(1962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통해 천연자원의 고갈, 생태계의 변화, 환경의 위기를 경고하였다.
한편, 국제사회에서 기후 변화에 의한 영향과 인류 생활의 위협에 대한 인식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기는 1980년대 말부터이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인류 모두가 협력하고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큰 국제회의로 리우 회의가 열렸고, 여기서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한 여러 국제적 협약의 가장 중요한 기본 원칙인 리우 선언이 채택되었다. 2015년에는 세기 말까지 선진국, 개발도상국 관계없이 각국이 산업화 시대 이전 대비 지구의 온도 상승을 낮추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자 서명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였고, 그 협약은 2020년 이후 적용하기로 하였다. 또한 성장 중심의 경제주의에 따른 부작용을 인식하고, 이에 개발을 하더라도 환경을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이 용어는 '친환경 도시 계획' '지속 가능한 소비 및 생산 체제' '지속 가능 발전 교육' 등의 개념으로 확산되었고, 각 개인들이 국제적, 지역적 차원에서 인류, 사회, 환경을 '지속 가능한' 것으로 유지하기 위한 책임을 가지고 노력하는 실천적 과정을 뜻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국제사회의 협약과 지속 가능성의 이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 용어에 담긴 원칙은 우리의 일상에서 여전히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필자 역시 지구 온난화를 우려하면서 동시에 자동차가 제공하는 편익성과 이동성, 건물 냉난방에 의존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상이 된 폭염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환경 의식이 강화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