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바이크 이즈 베리 굿"
지난 18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장면은 '오토바이를 탄 대통령'이었다.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카르타 시민에게 익숙한 오토바이를 직접 몰고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 등장, 관중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역을 쓴 것임이 밝혀졌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5월 오토바이를 타고 파푸아주 도로 건설 현장을 시찰하는 등 '프로 라이더'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렇듯 인도네시아는 빈민촌 걸인부터 대통령까지 오토바이를 몰고 다닌다. 자카르타의 인구가 1천90만 명인데 오토바이 등록 대수는 1천300만 대에 이른다.

아시안게임 취재를 위해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도 오토바이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직접 모는 것이 아니라 '고젝(GO-JEK)'과 같은 오토바이 택시를 탄다. GBK 주 경기장과 공식 미디어 호텔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있지만 배차 간격이 넓은 데다 지연되기 일쑤다. 셔틀버스 기다리기에 지친 기자들은 지천으로 널린 오토바이 택시에 눈을 돌렸다.

기자도 호텔과 경기장을 오가며 며칠째 고젝을 이용해보니 만족스러웠다. 일단 싸다. 3km 거리 이동에 9천 루피아, 우리 돈 700원가량 든다. 같은 거리 이동에 택시는 3만 루피아(2천300원), 우버와 같은 공유 택시 '그랩(GRAB)'은 1만8천 루피아(1천300원)다. 자카르타 다른 대중교통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게다가 안전하다. 미안한 말이지만 한국 택시 기사들보다 안전의식에서 훨씬 더 앞서 있다. 고젝 기사들은 정속 운행을 준수한다. 또한 승객도 반드시 헬멧을 착용토록 한다. 한국 '카카오 택시'처럼 스마트폰 앱으로 목적지를 선택하면 인근 고젝 기사가 달려온다. 경로가 스마트폰에 남기 때문에 요금은 철저히 정가로 받는다.
태극전사들의 금메달 사냥 취재가 끝나면 적도의 작열하는 태양은 사라지고 없다. 호텔로 돌아가려고 고젝에 올라타니 자카르타의 밤바람이 선선하다. 도로에 길게 늘어선 차량 옆으로 고젝을 비롯한 오토바이들이 쌩 지나쳐 간다.
자신의 이름을 '위도'라고 소개한 고젝 기사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
"자카르타 바이크 이즈 베리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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