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야당의 데스노트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정의당 데스노트'란 말이 정치권에서 회자한 적이 있다. 정의당이 찍으면 죽는다는 뜻으로 데스노트에 오른 이들은 줄줄이 사퇴했다.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부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대표적 인사들이다. 야 3당이 반대했는데도 정의당이 찬성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내각에 입성했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및 일부 장관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당은 '경제 파탄 워스트(worst) 5'를 꼽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적 개편을 요구했다. 장 정책실장과 김수현 사회수석, 홍장표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경질 대상에 포함됐다. 바른미래당은 장 실장 등 청와대 경제참모진 교체를 비롯해 김상곤 교육부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김 고용노동부장관 교체를 요구했다. 장 실장과 김 고용부장관은 3당 모두로부터 경질 대상으로 선정됐다.

야당의 경질 대상에 경제 수장인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빠진 것이 시선을 끈다. 유연하고 변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게 김 부총리에 대한 한국당 평가다. 김 부총리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와 정부 경제팀이 직(職)을 걸고 고용 상황을 해결하라"고 주문한 데 대해 책임감과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장 정책실장은 별다른 언급을 않고 있다.

장관과 청와대 참모에 대한 인사 사유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문 대통령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외엔 인사를 하지 않고 있다. 야당이 언급한 교육부, 국방부, 고용노동부장관 외에 김은경 환경부장관, 박상기 법무부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개각은 수면 아래 잠복 상태다. 집권 2기 원활한 국정 운영이 될까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국민이 장관과 청와대 참모에 대해 데스노트를 쓴다면 야당이 꼽은 숫자보다 훨씬 많지 싶다. 문 대통령 결단이 시급해지는 상황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가 인사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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