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가히 '충격의 날'로 불릴만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유착 의혹,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과 관련한 핵심인물인 과거 최측근 2명이 잇따라 유죄로 결정났기 때문이다.
앞으로 '러시아 스캔들'을 캐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 수사의 칼날이 정조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률적·정치적으로 궁지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 같은 의혹들이 최대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탄핵론이 대두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52)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성 추문을 막기 위해 돈을 지급했다고 유죄를 인정했고,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69)는 세금·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당장 드러난 혐의는 개인 비리와 관련된 것이지만, 모두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 수사에서 출발한 것들이다. 이에 따라 특검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이상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활동했던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용도로 건넨 돈과 관련해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플리바게닝'을 택했다.
그는 이날 뉴욕연방법원 출석에 앞서 선거자금법, 금융사기, 탈세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최대 65년형을 받을 뻔했지만, 유죄를 인정하고 46∼63개월로 줄이는 '거래'를 택했다.
코언은 법정에서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이 불거졌던 여성 2명에게 입막음 목적으로 돈을 지불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비슷한 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던 매너포트는 이날 버지니아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매너포트는 세금사기 5건, 금융사기 2건, 국외 계좌 미신고 혐의 1건 등 총 8건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나머지 혐의 10건의 평결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매너포트는 최대 징역 80년을 받을 수 있다.
매너포트는 '러시아 스캔들'을 캐는 특검의 첫번째 기소 대상이다. 형이 선고된 것은 아니지만 첫 기소 대상이 일단 유죄로 가닥이 잡힌 만큼, '특검이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건은 특검 수사에 탄력을 붙이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해석된다. 코언이 축적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검은 비밀'을 풀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화이트워터 게이트'의 특검보였던 솔 와이젠버그는 헤럴드-휘그와의 인터뷰에서 "확실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좋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이므로 기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결국 이번 일은 트럼프 대통령을 최종 탄핵 과정에 가까이 가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검의 수사망은 점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조여오고 있다. 그동안 의혹 수준에 있던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공모 및 법 위반 여부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궁지에 몰리게 된다.
현재 수준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다수당 자리를 넘겨주게 될 경우 탄핵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판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매너포트를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면서도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매우 슬픈 일이 발생한 것이지만, 나와는 상관이 없다"며 "러시아 공모와도 무관하고 그저 '마녀사냥'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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