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작업방식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계명대 미술대학 동문 최상흠과 김승현이 나란히 세컨드 에비뉴 갤러리(서울 중구 필동 소재)에서 '회사후소'(繪事後素'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후에 한다) 기획전을 열고 있다.
최상흠은 전통적인 회화와 거리가 먼 작품 활동을 한다. 그의 작품은 재료부터 다르다. 작가가 직접 제조한 '인더스트리 물감'을 캔버스 표면에 매우 조심스럽게 부은 다음 물감이 서서히 캔버스 가장자리로 퍼지면서 굳고 나면 그 위에 다시 다른 색의 물감을 또 붓는다. 이런 작업을 수십 번 반복하다보면 작업대에는 캔버스의 경계를 넘어 자연스럽게 번진 물감들로 가득하다. 그만큼 작품의 두께도 만만찮다.
작가는 "100호 크기 작품에 사용되는 물감이 한말 반에 이른다. 그 무게만도 20kg이상이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은 이런 작업의 결과, 반투명 물감으로 인해 묘한 깊이를 느끼게 하는 색감이 매혹적이며 층층히 쌓인 물감들이 안쪽에서 광채가 일어나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작품의 가장자리는 마치 곡면으로 몰딩한 것처럼 부드럽게 휘어져 있다. 이른바 물감들이 스스로 그린(만든) 것인 셈이다. 작품의 제목을 한결같이 '무제'로 표기한 최상흠은 이번 기획전에 평면작품이외 입체작품도 전시한다.
김승현은 캔버스에 4원색으로 바탕칠을 수차례 반복한다. 이 때문에 파란색으로 보이는 화면도 가까이서 보면 파란색 사이에 차이점이 드러난다. 언뜻 보기에 그의 그림은 특별한 기교로 작업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넓적붓으로 무심할 정도로 바탕칠을 해 놓은 그의 작품은 통념적 이해에서 그야말로 '회사후소'에 가깝다. 이런 이유로 그의 바탕칠은 회화에 대한 기존 개념을 거부한 것으로 차라리 '독특'하다고 할 수 있겠다.
최상흠&김승현 2인전 '회사후소' 기획전에는 회화 8점, 인더스트리-페인팅 8점, 오브제 설치작품 2점이 선을 보이고 있다.
미술계에서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신진작가들에 주목하고 있는 세컨드 에비뉴 갤러리는 이번 기획전을 9월 22일((토)까지 연다. 문의 02)593-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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