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라는 어려움이 있는 이덕희(230위·현대자동차 후원)가 한국 테니스에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단식 메달을 안겼다.
이덕희는 23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단식 8강전에서 제이슨 정(114위·대만)을 2-0(6-3 7-5)으로 잡고 4강에 올랐다.
동메달을 확보한 이덕희는 2006년 도하 대회 이형택의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한국 테니스 남자단식의 자존심을 아시아에서 회복하는 데 앞장섰다.
선천성 청각장애가 있는 이덕희는 현재 국내 남자 선수 가운데 정현(23위·한국체대) 다음으로 세계 랭킹이 높은 선수다.
공이 라켓에 맞는 소리나 심판의 콜을 듣지 못하는 등 테니스 선수로는 불리한 여건이지만 지난해 4월 세계 랭킹 130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의 사연은 세계 테니스계에도 잘 알려져 이덕희가 성인 무대에 진출했을 때는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덕희에게 배울 점이 많다"는 글을 올렸고 2014년 프랑스오픈에는 이덕희를 훈련 파트너로 초청했다.
올해 윔블던에서 우승한 노바크 조코비치(6위·세르비아) 역시 2015년 윔블던에서 이덕희와 함께 훈련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130위까지 오른 뒤 잠시 슬럼프에 빠져 현재 200위 밖에 머무는 이덕희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매치 포인트를 잡은 상황에서 상대가 강하게 공격적으로 들어와 당황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고 승리 요인을 짚었다.
올해 20세로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그는 "선·후배들과 함께 운동하고 식사도 하면서 응원을 받아 경기에 자신감을 얻었다"며 "4강에 오른 뒤 부모님이 먼저 생각났고 응원해주신 협회장님, 단장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자동차, 나이키 등의 후원을 받는 이덕희는 "무조건 금메달을 따내 2020년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대회 남자단식 우승자는 2년 뒤 올림픽 단식 본선에도 나갈 수 있다.
이덕희의 24일 준결승 상대는 우이빙(317위·중국)-주라베크 카리모프(428위·우즈베키스탄) 경기 승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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