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득주도성장 두고 靑·한국당 격돌

장하성 靑 정책실장 "소득주도성장 더욱 속도낼 것"
한국당 지도부 "소득주도성장은 괴물…'靑 소주방' 즉각 해임해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한 최근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연합뉴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한 최근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를 두고 청와대와 보수 야권의 갈등이 극에 달하는 모양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정책 방향에 대한 설명과 비전을 들려준 날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와 함께 경제 라인 책임자의 경질을 촉구했다.

26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세금중독성장'으로 규정하며 "경제를 망치고 일자리를 망치는 이 불장난을 하루속히 손 털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54조원을 쏟아붓고도 일자리 증가는 5천개에, 하위 20%의 저소득계층 실질임금은 작년 대비 9%나 줄여 놓았다"면서 "한마디로 140만원 소득이 지금은 127만원으로 12만6천원이 줄어든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재정 확대로 독선과 아집의 승부수를 날릴 때가 결코 아니다"면서 "기업 때려잡는 일은 그만하고 국가 권력이 시장의 임금 결정에 두 번 다시 개입하지 않겠다는 반성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김용태 사무총장도 이날 SNS에서 장 실장과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홍장표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장을 '소주방'(소득주도성장 3인방)으로 지칭하고 "이들에 끌려다니는 문재인 대통령의 우유부단에 더 절망하고 분노한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괴물을 몰아내고 청와대 소주방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 두 번째)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한 최근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오른쪽부터)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장 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정태호 일자리 수석. 연합뉴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 두 번째)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한 최근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오른쪽부터)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장 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정태호 일자리 수석. 연합뉴스

이러한 공세에도 장 실장은 "최근의 고용·가계소득 지표는 소득주도성장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정책 추진에 더욱 체계적이고 과감하게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장 실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일자리·가계소득 관련 통계가 악화하면서 이 모든 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비판이 있고 최저임금이 우리 경제가 안은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을 등치시키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전환·포기하라고 하는데,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난관을 극복해 나갈 것이며, 이제 시작단계로 문재인 정부의 예산과 정책이 실행된 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았다"며 "경제정책은 기획·입안·실행에 시간이 걸리고 효과를 본격적으로 발휘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은 늘 양면성 있고, 그로 인해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분들이 더 고통받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며 "그분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고 정부가 나눠서 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가난하고 소외받는 서민이 등을 기댈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사람으로서 대우받아야 할 최소한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포용적 복지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 그게 문재인 정부가 있어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김성태 페이스북 캡처
김성태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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