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누 드래곤보트 여자 남북 단일팀, 감동의 금메달

종합스포츠대회 단일팀 사상 첫 金 쾌거 시상식에선 한반도기에 아리랑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카누 여자 드래곤보트 5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한반도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카누 여자 드래곤보트 5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한반도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 종합스포츠대회 시상식에서 사상 최초로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인도네시아 팔렘방 하늘 가장 높은 곳엔 한반도기가 힘차게 펄럭였다. 금메달을 목에 건 카누 여자 드래곤보트 남북 단일팀은 아리랑을 합창하다가 목이 메었고 끝내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드래곤보트 여자 남북 단일팀은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 카누 레가타 코스에서 열린 카누 용선 500m 결선에서 2분 24초 788로 우승했다. 2위 중국(2분 25초 092)에 단 0.304초 앞선 짜릿한 승리였다.

이전까지 남북 단일팀이 결성된 적은 4번 있었다.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세계청소년축구대회와 올해 평창동계올림픽, 세계탁구선수권 등이다. 해당 대회 우승까지 차지한 것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여자 단체전, 올해 세계탁구선수권 혼합복식 우승 이후 이번이 통산 세 번째다.

그 가운데 카누 여자 남북 단일팀의 우승이 보다 값진 이유는 국제 종합스포츠행사에선 사상 첫 금메달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시상식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한반도기가 가장 높이 게양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단일팀은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예선에서 2분 24초 044를 기록, 출전한 11개 나라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 인도네시아의 2분 27초 331과는 3초 이상 차이가 날 정도였다.

준결승에서도 단일팀은 2분 27초 203을 찍어 1위로 결선에 진출하는 등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했다. 결선에서 중국과 팽팽한 경쟁을 벌이던 단일팀은 마지막 250m 구간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선두 경쟁에서 승리를 거뒀다.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카누 여자 드래곤보트 500m미터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카누 여자 드래곤보트 500m미터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열린 카누 드래곤보트 여자 200m 결선에서 56초 851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냈던 이들은 불과 하루 만에 메달 색깔을 바꾸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사상 최초로 한반도기가 게양된 건 이날이었지만 우승국이 아닌 탓에 아리랑은 울려 퍼지지 않았다.

단일팀은 지난 7월 말부터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용선은 고수의 북소리에 맞춰 10명의 패들러가 한 동작으로 노를 저어야 하고 맨 뒤에 앉은 키잡이가 배의 방향을 맞춰야 해 한 배를 탄 선수들의 호흡이 곧 생명인 종목이다.

단일팀은 함께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원래 한 팀이었던 것처럼 노를 저었다. 자카르타 선수촌에 입성해서 다른 동에 생활할 수밖에 없었지만 일부러 시간을 맞춰 함께 식사하는 등 남북 선수들은 끊임없이 만나고 소통하고 연습했다.

한편 단일팀 메달은 한국이나 북한에 속하지 않고 별도 '코리아(COREA)'의 메달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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