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천시, 인구 늘리기 올인

영천시 기획감사실 직원들이 24일 도남공단 내 자동차 부품기업 (주)화신정공을 찾아
영천시 기획감사실 직원들이 24일 도남공단 내 자동차 부품기업 (주)화신정공을 찾아 '영천 주소갖기 운동'을 한 뒤 회사 관계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민병곤 기자

영천시가 지방 소멸위기 극복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구 늘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시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가 계속 줄어들 경우 조직 축소와 교부세 감소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역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보고 도시 발전을 위해 인구 증가에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젊은 여성 감소, 고령 인구는 증가

영천 인구는 1966년 19만8천471명으로 정점을 이룬 뒤 이농현상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14년째 10만 명 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영천의 올해 6월 현재 인구 10만312명 중 20∼39세 여성은 8천643명, 65세 이상 2만6천400명으로 나타났다.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고령인구로 나눈 값인 '소멸위험 지수'는 0.327이다. 소멸위험 지수가 0.5 미만인 곳은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5년 전인 2013년 7월 영천 인구 10만1천85명 중 20∼39세 여성은 9천778명, 65세 이상 2만2천832명 이었다. 당시 소멸위험 지수는 0.428이다. 전체 인구는 비슷하지만 가임여성 수가 줄고 고령자는 늘었다.

◆인구 10만 명 지키기 동참 호소

인구 늘리기 선봉엔 영천시 공무원들이 섰다. 최기문 영천시장을 비롯한 영천시 직원 1천100여 명과 실, 과, 읍, 면, 동 52곳이 인구 늘리기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최 시장은 시정의 최우선 목표로 인구 증가를 내세웠다. 그는 최근 전 직원과 기업인들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7월 영천 인구가 10만186명으로 조만간 10만 명 선이 붕괴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 예산 확보를 비롯한 지역 발전의 기본인 인구 늘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영천시 직원들은 본인들은 물론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영천 주소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부서마다 근로자 10인 이상 기업 350여 곳 중 담당 업체 5, 6곳을 직접 방문해 영천 전입 혜택을 안내하고 있다. 영천시 기획감사실은 근로자 100인 이상 기업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영천시 안전재난하천과 직원들은 지난 21일 도남공단 내 (주)화진 3공장을 비롯한 기업 6곳을 방문해 '영천 주소갖기 운동'을 했다. 영천시 기획감사실, 미래전략실, 남부동, 홍보실, 금호읍 직원들은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 도남공단, 금호 교대사거리에서 28일, 30일 출근 시간에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영천 주소갖기 캠페인'을 펼쳤다.

영천시는 육군3사관학교, 제2탄약창, 50사단 122연대, 1117공병단, 21항공단 등 군부대와 학교, 기관, 단체를 대상으로 주소 이전 운동을 폭넓게 펼치고 있다.

올해 12월 인구 늘리기 실적을 평가해 우수 부서 순위로 시상금 300만원, 200만원, 100만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우수 읍면동 3곳에는 시상금 3억, 2억, 1억원 순으로 제공해 숙원사업 해결에 쓰도록 할 계획이다.

◆전입지원금 대상 범위 확대

영천시는 인구 증가를 위해 전입지원금, 출산양육지원금 지급, 귀농·귀촌 지원사업 등 다양한 시책을 펴고 있다.

지난 4월 조례 개정으로 전입지원금 대상 범위를 넓혔다. 2인 이상 전입 가구, 전입 고등학생, 대학생, 직업군인, 군무원, 국적 취득자 등에 전입지원금 20만원을 지급한다. 혼인신고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신혼부부에게는 5천만원 한도 내에서 연간 1.5% 이내 전세자금 대출이자를 3년간 지급한다.

주소 이전 유공 기관과 기업에는 전입자 수에 따라 50만원(5∼9명), 100만원(10∼19명), 150만원(20∼39명), 200만원(40∼79명), 250만원(80∼99명), 300만원(100∼149명), 400만원(150∼199명), 500만원(200명 이상) 등 지원금을 지급한다.

출산양육지원금으로 첫째 자녀 50만원, 둘째 자녀 120만원, 셋째 자녀 540만원, 넷째 자녀 이상 900만원을 지급한다.

귀농정착지원사업으로 보조금도 가구당 400만원을 지원한다. 가구당 농업창업지원 융자금은 최고 3억원이다. 주택구입 및 신축자금 융자금은 최고 7천500만원이다.

영천에 주민등록을 둔 사람들에게는 보현산 별빛테마마을, 천문과학관, 치산캠핑장,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운주산승마장, 전투메모리얼파크, 보현산댐 짚와이어 등의 사용료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직접 산업단지 개발 기업 유치 나서

영천시는 주소 이전과 함께 경제, 복지,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인프라 확충을 통해 살기 좋은 도시를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첨단산업단지를 지속적으로 조성해 기업 투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영천시는 현재 공장 용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조례 제정 및 예산 확보를 거쳐 직접 산업단지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30만㎡ 미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이른 시일 내 완공해 기업들을 유치할 방침이다. 알짜기업 유치로 일자리 창출과 인구 늘리기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아이 낳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분만 산부인과 병원을 영천에 유치할 예정이다. 그동안 임산부들은 분만 및 산후조리를 위해 인근 대도시 병원을 찾아야 했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편리한 교통여건과 적정한 지가를 기반으로 첨단산업단지를 확충해 든든한 기업을 유치하겠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교육·문화 환경 개선을 통해 젊은이들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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