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메디컬영화제' 연다더니… '시네마 테라피'로 축소… 용두사미 논란

대구시 “10억원 넘게 들고 성공 여부 불확실”…“의료관광 홍보수단 전락” 영화계 반발

대구시가 첨단의료도시이자 문화예술도시의 이미지를 알린다며 대대적으로 추진하던 '대구국제메디컬영화제'(가칭)'를 소규모 영화 관람 행사로 축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와 (사)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예산 6천만원을 투입, 이달 29일부터 닷새간 중구 동성로 한일CGV에서 '2018 대구 메디컬 시네마 테라피'를 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행사다.

시네마 테라피는 닷새 동안 매일 오후 7시 의료 관련 영화를 한 편씩 상영한 뒤 영화 및 의료 전문가를 초청해 벌이는 토크쇼로 이어진다. 29일 프랑스 영화 ‘맨 오브 마스크’에 대해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과 김준원 교수와 이현경 평론가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시작으로, 20일 폴란드영화 ‘라이프 필스 굿’(정철호 교수, 조정준 프로듀서 겸 제작자)을 관람할 수 있다. 31일에는 로맨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달링’(허지안 교수, 서성희 평론가), 1일은 안면기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원더’(김성미 원장, 정지혜 평론가), 2일에는 인도영화  ‘바라나시’(구본훈 교수, 송효정 평론가)가 상영된다. 

이번 행사는 2년 전 시가 추진하던 ‘메디컬영화제’에 비교하면 초라할 정도다. 시는 2016년 '대구국제메디컬영화제'를 열겠다며 지역 의료인들과 영화인들을 상대로 의료기관 및 근대골목 팸투어를 진행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2천200만원을 들여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도 발주했고, 지난해 예비영화제에 이어 올해 1회 영화제를 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러나 시는 영화제 개최에 10억원 가량 들 것으로 예상되고, 전문가 간담회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자 당초 계획을 뒤집었다. 지역 영화계는 영화를 의료관광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려다 벽에 부딪히자 슬그머니 사업을 접었다고 비난한다.

지역 영화계 한 관계자는 "사업 초기엔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막상 추진이 어렵자 별다른 설명없이 흐지부지 사업을 축소했다. 문화예술 분야인 영화를 의료관광 홍보용으로만 쓰려했던 의도가 노골적으로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애초 대구시는 영화제 예산의 절반만 내면 나머지는 지역 병·의원들이 부담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역 의료계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이들을 설득하고자 소규모 행사로 줄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영화제 첫 해에만 7억~10억원이 들고 매년 더 늘어난다는 예측이 있었다. 우선 소규모 시네마 테라피를 진행해 시민들에게 의료와 영화의 접점을 알리고, 향후 영화제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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