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보내고 일어나면 내일이 되어 있다. 하루가 가고, 그것이 1년이 지나고 10년이 되고 한 평생이 된다. 인간은 이런 오늘이 영원히 계속되리란 착각에 빠지기 쉽다. 조금 늦을지 빠를지는 알 수 없지만,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찾아오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 모든 인생은 언젠가 막을 내리게 된다.
삶에서 죽음을 의식하게 되었을 때 생각하게 되는 것이,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것이다. 그 정답은 알 길이 없고, 각 종교에 따라서도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해석을 달리한다. 서양에서는 그리스도교가 번성하였고, 사후세계를 믿고 있다. 천국과 지옥을 테마로 만들어진 신화나 그림 등의 예술작품들이 적지 않으며, 죽음 이후를 의식하며 현세를 사는 것은 윤리관으로도 이어진다.
단테의 신곡에 따르면, 지옥은 여러 층으로 그려진다. 무시무시한 가시밭, 불구덩이 등에서 영원한 고통을 받는다. 그에 반해 천국은 부족함 없는 풍족한 낙원으로, 사람들은 이곳에 가기 위해 노력하고 기도한다. 때로는 평소의 행동을 반성하기도 한다.
이는 마치 죄를 지어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가게 되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생전에 착하게 사려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지옥이라는 존재만으로도 욕심 많고 의지가 약한 우리 인간을 다스리는 좋은 계명인 것이다.
사후세계를 그린 '오르페오'(몬테베르디, 최초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글룩)라는 오페라가 있다. 죽은 아내인 에우리디체를 만나고 싶은 오르페오가 산 몸으로 죽은 자의 세계에 뛰어 들어가는 스토리다. 로빈 윌리엄스의 영화 '천국보다 아름다운'도 그렇고, 작품 속에서의 사후세계는 아름다운 음악과 모네의 점묘화같이 부드럽고 온화한 천국을 보여준다. 반면, 지옥은 거친 음악과 어둡고 무서움만이 가득한 곳으로 묘사된다.
육체가 죽은 후에도 영혼은 남아있다는 생각에서, 가톨릭 교회에서는 죽은 자를 위한 미사를 올린다. 이것이 '레퀴엠'(진혼곡)이다. 모차르트와 베르디, 포레의 작품이 3대 레퀴엠으로서 유명하다. 레퀴엠은 원래 '안식'이라는 의미이지만, 죽은 사람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살아있는 자들이 하나님께 기도를 올리는 것이다.
불교의 환생은 현세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면 그것이 쌓여서, 다음 생에서 보상이 된다는 윤회사상에 근거한다.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나면, 전생에서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을 쌓으면 좋은 신분으로 거듭나는 다음 생이 기다리고 있고, 악을 축적하면 축생(짐승) 등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고 설파한다.
죽음을 의식하면서 사는 것은 어쩌면 인간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에 종교도 예술도 세상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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