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밤길 30㎞ 뚜벅뚜벅…삶의 자신감 가장 큰 보람"

올해 11회 맞은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에 10년 개근한 류인형(왼쪽에서 첫 번째) 씨가 지난해 대회에 참가한 모습. 본인 제공.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에 10년 개근한 류인형(왼쪽에서 첫 번째) 씨가 지난해 대회에 참가한 모습. 본인 제공.
지난 2016년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에 참가한 순심여중 학생들의 모습. 대구생명의전화 제공.
지난 2016년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에 참가한 순심여중 학생들의 모습. 대구생명의전화 제공.

매년 참가 직장인 류인형 씨
걷기 효과 좋아 홍보대사로
2년째 참가 박미정 씨 모자
"아들 컴퓨터 게임 안해 좋아"
순심여중 학교 차원 5년 동참
"완주 학생 권유로 인기 높아"

"걷고 또 걷다 보면 마치 '포레스트 검프'가 된 것 같아요."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검프는 인생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스스로에게 외친다. "포레스트, 뛰어!"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 류인형(56) 씨에게도 '걷기'는 삶의 고난을 헤쳐나가는 힘이다.

류 씨는 "처음에는 30㎞라는 숫자가 주는 압박감 때문에 망설이기도 했다"며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걷다 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풀리지 않던 일이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걷기 효과를 톡톡히 본 류 씨는 직장 동료들에게도 참가를 권하는 등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이웃과 함께 밤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것이 SNS로 백번 연락하는 것보다 나은 것 같다"고 웃었다.

류 씨의 권유로 생명사랑 밤길걷기를 시작한 박미정(43) 씨도 올해로 3년째 발길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아들 이동건(16) 군과 함께 야심차게 30㎞ 코스에 도전한 모자는 18㎞ 지점에서 완주를 포기했다.

하지만 모자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 다시 도전했고, 완주에 성공했다. 박 씨는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던 아이가 올해는 오히려 먼저 참가를 제안하더라"고 웃었다.

적절한 신체 활동은 청소년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유진영·김기만 수성대 교수가 중학생 3만6천530명을 분석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꾸준히 운동하는 청소년이 2회 이하인 경우보다 행복감이 높았고, 스트레스 인지 정도와 자살 시도 가능성은 낮았다고 한다.

박 씨는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별일 아닌 것에도 '자살하고 싶다, 자살 말린다'고 표현한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아들에게 직접적으로 '자살은 나쁘다'고 가르치기보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 걸으며 삶을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게 할 것"이라고 했다.

밤길걷기의 효과가 알려지며 학교 차원에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칠곡군 왜관읍 순심여중은 2012년 제5회 캠페인부터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45인승 버스를 빌려 참가하는 순심여중은 매년 정원보다 참가 인원이 더 몰리는 등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몰이 중이다.

순심여중 교사 제갈명(46) 씨는 "체력적으로 힘들텐데도 아이들이 끝까지 완주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완주자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참가를 권유하며 신청자는 더 늘어나고 있다. 버스를 한 대 더 빌려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세계 자살 예방의 날(9월 10일)을 앞두고 매일신문과 대구생명의전화가 개최하는 '2018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은 다음 달 8일 오후 7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은 사랑코스(10㎞)와 생명코스(30㎞)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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