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참가 직장인 류인형 씨
걷기 효과 좋아 홍보대사로
2년째 참가 박미정 씨 모자
"아들 컴퓨터 게임 안해 좋아"
순심여중 학교 차원 5년 동참
"완주 학생 권유로 인기 높아"
"걷고 또 걷다 보면 마치 '포레스트 검프'가 된 것 같아요."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검프는 인생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스스로에게 외친다. "포레스트, 뛰어!"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 류인형(56) 씨에게도 '걷기'는 삶의 고난을 헤쳐나가는 힘이다.
류 씨는 "처음에는 30㎞라는 숫자가 주는 압박감 때문에 망설이기도 했다"며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걷다 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풀리지 않던 일이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걷기 효과를 톡톡히 본 류 씨는 직장 동료들에게도 참가를 권하는 등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이웃과 함께 밤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것이 SNS로 백번 연락하는 것보다 나은 것 같다"고 웃었다.
류 씨의 권유로 생명사랑 밤길걷기를 시작한 박미정(43) 씨도 올해로 3년째 발길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아들 이동건(16) 군과 함께 야심차게 30㎞ 코스에 도전한 모자는 18㎞ 지점에서 완주를 포기했다.
하지만 모자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 다시 도전했고, 완주에 성공했다. 박 씨는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던 아이가 올해는 오히려 먼저 참가를 제안하더라"고 웃었다.
적절한 신체 활동은 청소년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유진영·김기만 수성대 교수가 중학생 3만6천530명을 분석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꾸준히 운동하는 청소년이 2회 이하인 경우보다 행복감이 높았고, 스트레스 인지 정도와 자살 시도 가능성은 낮았다고 한다.
박 씨는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별일 아닌 것에도 '자살하고 싶다, 자살 말린다'고 표현한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아들에게 직접적으로 '자살은 나쁘다'고 가르치기보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 걸으며 삶을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게 할 것"이라고 했다.
밤길걷기의 효과가 알려지며 학교 차원에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칠곡군 왜관읍 순심여중은 2012년 제5회 캠페인부터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45인승 버스를 빌려 참가하는 순심여중은 매년 정원보다 참가 인원이 더 몰리는 등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몰이 중이다.
순심여중 교사 제갈명(46) 씨는 "체력적으로 힘들텐데도 아이들이 끝까지 완주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완주자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참가를 권유하며 신청자는 더 늘어나고 있다. 버스를 한 대 더 빌려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세계 자살 예방의 날(9월 10일)을 앞두고 매일신문과 대구생명의전화가 개최하는 '2018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은 다음 달 8일 오후 7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은 사랑코스(10㎞)와 생명코스(30㎞)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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