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복합쇼핑몰 밸류플러스 공용전기와 수도, 관리업체 악성 체납에 결국 끊겨

소방시설 정상작동 우려되자 소방당국 건물 전체 폐쇄 조치, 200여 영세 상인들 쫓기듯 거리로

포항 복합쇼핑몰 밸류플러스 입구가 폐쇄되자 건물을 방문한 이용객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 서 있다. 배형욱 기자
포항 복합쇼핑몰 밸류플러스 입구가 폐쇄되자 건물을 방문한 이용객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 서 있다. 배형욱 기자

포항의 복합쇼핑몰 밸류플러스 건물 내 공용전기와 수도가 끊기면서 입점 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건물관리업체인 (주)리더스개발이 전기·수도세를 지속해서 체납(본지 7월 2일 자 16면, 7월 5일 자 15면 보도)한 데 따른 한전과 포항시의 조치다. 단전·단수에 따라 소방시설을 정상적으로 사용하기 어렵게 되자 소방당국은 27일 8층 규모 건물 전체 폐쇄를 예고 통지했다.

이에 따라 리더스개발 측도 이날 오전 7시부터 입점 업체들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이 때문에 이곳 입점 업체 200여곳은 하루 100만 원이 넘는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이들 업체 대부분은 다른 곳에서 영업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이번 단수·단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생계에 막대한 지장이 우려된다.

한 입점업체 상인은 "영업 중단 결정이 내려져도 입점 업체들은 리더스개발 측의 눈치만 볼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이들이 손을 털고 나가버리면 입점 업체 전체가 도산할 수 있기 때문에 관계 당국의 적극적 개입과 중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은 "리더스개발 측이 단전과 단수에 대해 제대로 얘기해 준 것이 없어 대처도 못 하고 당했다"면서 "손님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니 피해가 더욱 크다. 리더스개발이 도대체 어떻게 건물을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밸류플러스 공용전기 단전은 건물 폐쇄 당일 이뤄졌다. 한국전력공사 포항지사는 이날 오전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등과 6층 식당가 일부의 전기를 끊었다. 한전은 단전에 앞서 지난 3일 전기요금 납부 독촉장을 보내고 보증금 예치 최종 안내장도 보냈지만, 관리업체인 ㈜리더스개발 측은 밀린 요금을 내지 않았다. 미납액은 지난 5~7월 3개월 치인 1억2천400만 원이다.

한전 측은 입점 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돼 고민했지만 '악의적이고 상습적인' 체납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원칙과 정상법인이 아닌 해당 회사에 대해 징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단전 조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시 상수도 공급은 지난 23일부터 중단됐다. 리더스개발 측은 지난 6월 말 시를 방문해 미납액 9천500만 원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채 수도세가 1억1천700여 만 원까지 밀리자 시는 결국 단수 조치를 했다.

전 리더스개발 관계자는 "건물 지분 소유주들이 현재 유령회사에 가까운 리더스개발을 없애고 제대로 된 관리법인 업체를 구성해 새로 관리 계약서를 작성해야 악순환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며 "지금 구조가 이어진다면 이런 일이 끊임없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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