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둥 쇼크' 가시밭길을 헤쳐온 대한민국이냐? 쾌조의 연승행진으로 '꽃길'을 걸어온 베트남이냐?
한국과 베트남이 아시아 남자 축구 정상을 향하는 길목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29일 오후 6시(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이다. 이 경기의 승자는 일본·아랍에미리트(UAE)전 승자와 9월 1일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의 창, 베트남의 방패를 뚫어라
상대 전적, 이름값 등만 놓고 보면 한국의 손쉬운 승리가 점쳐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인 한국은 2014 인천 대회에 이어 2연패이자 사상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린다.
반면 베트남은 FIFA 랭킹 102위에 불과하다. 국가대표팀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에 25전 2승6무17패로 압도적 열세이고, U-23 대표팀으로는 네 번 만나 모두 졌다.
그렇다고 한국의 낙승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다. 두 팀 모두 8강전에서 연장전을 펼쳐 체력이 바닥난 데다 단기전이라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체력이 떨어지면 100%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고 어이없는 실수가 나올 가능성도 커진다.
이번 맞대결은 한국의 창과 베트남의 방패가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 한국은 조별리그 포함, 5경기에서 모두 14득점(5실점)을 올려 팀 득점 공동 2위다. 두 차례 해트트릭 등 8골을 터뜨린 황의조(감바 오사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등 화려한 공격진이 돋보인다.
베트남은 득점이 8골에 그쳤다. 개인 득점 3위 내에 이름을 올린 공격수도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 골도 실점하지 않는 등 수비에서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골키퍼 부이 티옌 덩(타인호아)은 5경기에서 유효슈팅 19개를 모두 막아냈다.
◆한국인 감독 더비
무엇보다 이번 경기는 '한국인 감독 더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국 김학범(58) 감독과 베트남 박항서(59)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이름을 본떠 '학범슨'이라고 불리는 김 감독은 별명대로 상대 전력 분석과 동기부여에 일가견이 있다.
이에 맞서는 박 감독은 자신이 스승처럼 모신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선수들 마음을 다스리는 능력이 탁월하다. '쌀딩크(쌀+히딩크)'라는 별명을 얻은 배경이다.
김 감독은 2005년 성남 일화(성남FC)에서 감독으로 데뷔해 강원FC, 성남FC, 광주FC를 거쳤다. 박 감독은 2006년 경남FC를 시작으로 전남 드래곤즈, 상주 상무를 맡았다.
김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 지휘 경험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박 감독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태극전사를 이끌고 동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특히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쓰고 있어 주목받는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동남아 국가로서 첫 결승 진출(준우승)을 일궈내 베트남의 축구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베트남 역사상 첫 8강, 4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썼다.
얄궂은 운명을 앞두고 김 감독은 "초심으로 돌아가 준결승전을 준비하겠다. 박 감독이 베트남을 무척 좋은 팀으로 조련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박 감독은 "조국 대한민국을 무척 사랑하지만 베트남 감독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며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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