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죽'은 결국 내년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해 본지 8월 31일 자에서 필자가 8월 29일 경술국치일을 보내면서 '야고부'를 통해 스스로 다짐한 약속이다. 그러나 올해도 이를 잘 지키지 못했다. 올 8월 29일 경술국치일에서만큼은 광복회 대구시지부가 주관하는 행사 참여는 못할지라도 나라 잃은 옛 치욕을 잊지 않으려 '찬 죽'으로 점심을 먹는 일을 실천하려 했으나 결국 절반의 실천에 그치고 말았다.
'찬 죽' 먹기는 광복회가 지난 2011년부터 전국 조직을 통해 국치(國恥)를 기억하고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독립정신을 잊지 않으려 시작됐다. 물론 '찬 죽' 대신 '흰 죽'을 먹거나 아예 '금식'하기도 했던 의식이다.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나라 안팎에서 선조들이 개천절, 기미년(1919년) 3·1운동과 함께 기린 3대 전통 행사의 하나를 새롭게 되살린 셈이다.
그나마 다행한 일은 29일 열린 108주년 경술국치일 상기 추념식에 처음 참석, 1년 내내 부르지 않아도 눈치 볼 것이 없을 애국가를 4절까지 따라 불렀고, 탁구공 크기만 한 주먹밥 3개를 받아 선약의 점심 자리에서 경술국치일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주먹밥을 나눠 먹은 일이다. 아, 또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태극기의 조기(弔旗) 달기를 3년째 실천했다.
물론 필자의 추념식 참석과 애국가 따라 부르기, 조기 달기로 '찬 죽' 점심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일을 위안 삼거나 드러낼 뜻은 없다. 8월은 광복절과 경술국치일이란, 두 갈래의 서로 달리 기릴 의식이 있는 남다른 달이다. 이런 8월을 맞아 잊힌 과거를 알고 이런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찌해야 할지를 스스로 되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97세의 권중혁 독립지사, 89세의 장병화 독립지사와 한 공간에서 맞은 올해 경술국치일에 다시 스스로 다짐한다. 내년 이날, '조기 달기와 추념식 참석, 온전한 찬 죽 또는 주먹밥 점심'의 3가지 실천으로 제대로 경술국치일을 맞으련다. 두 독립지사와 함께라면 더없이 뜻있는 일이 되리라 믿으면서 두 독립지사의 건강과 평안을 비는 마음 간절하다. 혹 함께할 동행자라도 있으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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