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취임 후 첫 행보로 경북 구미를 택해 지역 현안을 청취했다. 대구경북에 법률, 예산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의 깐깐하고 원칙적인 성격을 볼 때 대구경북을 싫어할 것 같았는데, 구미를 찾은 것부터 신선한 발상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가 구미시청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지역 현안에 관심을 표명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 대표는 방문 이유를 “분단 70년을 청산하고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자는 의미와 함께, 민주당이 전국 국민정당으로서 대구경북을 책임져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정부 여당이 남북 간에 평화 공존을 모색하는 마당에 대구경북의 보수성마저 끌어안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이 대표는 “민생 경제를 살리는 데에는 좌우가 없고, 동서 구분이 있을 수 없다”며 대구경북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정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취약지인 대구경북의 민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의 일환일 수 있지만, 여당의 ‘실세’ 대표가 적극적으로 현안 해결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이 대표의 약속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힘 있는 정치인들이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수많은 약속을 했고 ‘말의 성찬’으로 끝난 사례를 자주 봐왔다.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아니기에, 말로만 약속한 것은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
이 대표가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즉답을 피한 것부터 신뢰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장세용 구미시장이 취수원 이전에 중앙정부의 역할을 주문하자, 이 대표는 ‘대구와 구미 간에 협의할 사항’이라고 발을 뺐다. 이 대표가 대구경북을 끌어안을 생각이라면 선택적으로 지원할 것이 아니라 전폭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옳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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