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기간인 다섯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면서 경기하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소비심리가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기업 체감경기지수도 1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체감경기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설비투자 지수는 전달보다 0.6% 하락했다.
설비투자는 올해 3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장 감소행진을 했다.
앞서 설비투자는 1997년 9월∼19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었던 게 마지막 최장감소 기록이다.
소비심리와 기업 체감경기도 동반 악화해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기업들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지난해 2월(74)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달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지난해 3월(96.3)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는 전달보다 0.5% 증가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소매판매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투자 쪽은 계속 조정받고 있지만, 산업생산이나 소비가 지난달보다 개선되면서 하반기 예상치인 2.9%의 성장경로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 리스크 등으로 체감경기는 안 좋아 실물지표와 심리지표 간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이미 하강국면에 본격 진입한 상태라며 정부의 경기판단과 시각차가 너무 커져 제대로 된 정책적 대응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반면 정부는 아직 경기판단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나타나는 일부 지표 하락이 예상 범위에 있으며 다른 지표들은 호조를 보여 경기판단을 바꿀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생산이나 소비 쪽은 전망한 수준 정도로 가는 등 괜찮은 것 같다. 투자 부진도 예상한 정도이며 경기판단을 바꾸거나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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