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정답 고르기에 심혈을 기울였던 학창시절을 마치고 사회에 나오니 인생에는 정답이 없단다.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정답이 있지 왜 없나.모두가 마음으로는 알고 있지만 드러내놓고 인정하지 못할 뿐. 이 순간에도 정답에 비추어 타인의 삶을 평가하고 있지 않나. 가슴 깊숙한 곳이 아리겠지만, 그나마 버티던 희망의 빛 한 줄기마저 사라질지라도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남들이 가는 길을 나도 가면 안 되나, 많은 사람들이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지나고 나서야 아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가끔은 당신을 인도해줄 나침반이 필요하다. '누구나 겪는다'는 흔해 빠진 이야기, 그러니 '순응하며 살라'는 조언은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다. 경험적으로 습득된 확률은 쉬운 길, 행복한 길,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길이라는 정답을 만든다. 물론 사회가 모범답안같은 삶을 강요하는 면도 없지 않다. 사람들이 던지는 참견이랄까, 간섭이랄까. 그것이 당사자에게 입히는 내상이 깊은 데도 말이다. 그에 대한 치기 어린 반항은 대가도 크다. 로버트 프로스트처럼 '가지 않은 길'을 가다가 가시덤불에 베이고 넘어질 수 있으니까. 사람들 속에서 나 혼자만 톡 튀어나온 것 같은 두려움이 따라다닐 테니까.
세상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지금 당장은 괜찮은 선택을 했다 싶어도 나중에 후회할 때가 있다. 학교에서 공부를 잘했다고 해서, 좋은 직장을 선택하고 결혼도 잘 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와 달리 현실의 문제들은 문제가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거나 답이 변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업가의 방식이 회자되다가도 그가 실패하면 그것은 정답이 아니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되돌아보면 선배들이 늘어놓았던 조언이 꼭 맞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매일 처음을 살아가니까.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은 그렇지 못한 자들이 똑똑하게 살지 못한 탓이라 하겠지만, 지금 같은 시대에는 오히려 줄을 잘 서고, 잘 찍는 것이 실력일지도 모르겠다. 수능을 많이 틀렸어도 인생이 틀린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망설이는 것은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는 법륜 스님의 말이 아픈 곳을 찌른다. 남들이 좋다는대로 사는 것은 스스로 위안을 삼으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수한 경험을 통해 정립된 사회적인 정답에도 합리적인 의심은 필요하다. 믿지만 검증하라는 말처럼. 정답같은 인생이어도 나름의 고민은 있다. 하지만 나도 내 몫의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정답과 오답 사이를 오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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