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사장과 주방장, 배달하는 이들로 구성된 달성군 중식봉사나눔회(이하 나눔회)는 복지관, 경로당, 지체장애인, 저소득층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자장면 봉사를 하는 모임이다. 자장면이 주 메뉴지만 짬봉, 탕수육, 여름철에는 냉면을 대접하기도 한다. 월 1회 봉사를 하지만 특별한 주문이 있으면 수시로 봉사를 하기도 한다. 보통 500~600그릇 정도 준비하지만 어떨 때는 1천 그릇이 넘을 때도 있다. 지난 4월 장애인날 때 대구시민체육관에서는 1천500그릇을 담아냈던 때도 있었다.
봉사가 있는 날이면 전날 저녁에 영업을 마친 회원들이 모여 다음 날 새벽까지 밀가루를 반죽하고 양파를 까고 감자·오이·양배추를 썰어 놓는 등 재료를 준비한다. 그리고 아침에 자장면 만드는 기계를 싣고 봉사 장소로 향한다. 면은 현장에서 면 뽑아 삶는다. 뜨끈한 김이 피어오르는 먹음직스러운 자장면이 되어갈 즈음 어르신들은 길게 줄을 선다. 보통 한 그릇을 드시지만 곱배기, 두 그릇을 뚝딱 해치우는 어르신도 있다. 황순성 회장은 "'이런 맛있는 자장면은 처음 먹어본다. 정말 맛있다'며 자장면을 드시고 입가에는 포만감으로 만족한 미소를 짓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이 일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박춘갑 부회장은 "급식이 있는 날이면 몸은 고단하지만 기분은 아주 좋다"며 "휴일을 반납하고 나왔지만 내가 만든 자장면 한 그릇을 드시며 행복해 하는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많은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흐뭇해 했다. 박 부회장은 이어 "봉사는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한다"고 했다.
김성기 부회장은 "할머니, 어머니가 생각나 무엇이라도 더 챙겨드리고 싶다. 그래서 더 정성스럽게 만들고 많이 드리려고 한다"며 "봉사를 한 번이라도 빠지게 되면 한 달 내내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황 회장 역시 "너무 힘들어 그만 해야지 하면서도 안 하면 몸이 근질근질하고 봉사하는 날이 다가오면 하게 되는 것을 보면 저도 중독되는 것 같다"며 싱긋 웃었다.



회원들은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에게 음식을 먹여주기도 한다. 때론 어르신의 말벗이 돼 주기도 한다. 이렇게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황성기 총무는 가족처럼 지내는 것이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황 총무는 "회원들이 서로 가족으로 느끼다 보니 서로 안 보이면 챙기게 된다"며 "회원들 간에도 만나면 반갑고 유대감이 끈끈하다"고 했다. 황 총무는 회원 가운데 부인과 아이들도 따라 나선서는 분이 많다고 했다. "처음에는 심하게 반대했던 부인들이 이제는 며칠 앞두고 '어디에서 하느냐?'며 친구들도 데리고 온다"고 했다.
하용하 고문(전 달성군의회의장)은 "요즘은 경기도 안 좋아 자신들도 어려울텐데 아무 지원도 없이 사비를 들여 봉사는 것을 보면 존경스럽다. 천사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저희들의 작은 노력이 인정있고 세상이 살만하다는 생각을 했으면 한◇다"며 "몸은 고단하지만 앞으로 봉사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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