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중순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점심 메뉴는 협치(協治)를 뜻하는 오색 비빔밥이었다. 각 당 상징색에 들어맞는 음식 재료로 비빔밥을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의 파란 블루버터플라워, 자유한국당의 빨간 무생채, 바른미래당의 민트색 호박나물, 민주평화당의 녹색엄나물, 정의당의 노란색 계란 등이 밥 위에 올려졌다.
청와대 음식 메뉴는 정치적 뜻을 담고 있어 매우 특별하다. 대표적인 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만찬에 등장한 독도 새우다. 만찬에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초대됐고 독도 새우가 메뉴에 포함되자 일본은 불쾌한 심경을 표출했다.
1일 청와대에서 열린 당정청 전원회의 오찬 메뉴는 비빔밥이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총리와 장관, 청와대 참모, 여당 의원 등 참석자 200여 명은 화합을 상징한다는 뜻에서 비빔밥을 같이 먹었다.
하지만 이날 비빔밥은 앞서 여야 원내대표가 먹었던 비빔밥과는 전혀 차원이 달랐다. '그들만의 비빔밥'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강력하고 지속적인 적폐 청산을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 남북 화해 등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노선과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천명한 것이다. 끝 간 데 모르는 적폐 청산으로 인한 국가 동력 소모,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따른 폐해 누적 등으로 국정 대전환을 기대했지만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어 실망스럽다. 대통령 임기 내내 적폐 청산만 할 것이냐, 현 정권에서도 적폐가 쌓여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란 야당 비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패한 1년 뒤인 2013년 12월 '1219 끝이 시작이다'란 책을 냈다. 책에서 "대통령이 제일 먼저 해야 할 과제는 자기네들 반대했던 사람들을 다 끌어안는 사회통합에 나서는 것"이라 했다. 적폐 청산 깃발을 더욱 높이 든 문 대통령. 집권 후 지난 1년 4개월 동안 자신을 반대했던 사람들을 얼마나 끌어안고 사회통합에 노력했는지 되돌아보는 게 적폐 청산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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